스트라이프라는 스타트업이 급성장 중이라는 얘기를 듣고 그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하던 때가 있다. 신용카드결제를 온라인에서 처리해주는 회사는 셀 수 없을 만큼 넘쳐나는데 이 회사는 뭐가 특별한 것이 있기에 그럴까 하고 생각했다. 그래서 2년 전 샌프란시스코 출장 길에 이 회사를 방문해보고, 또 이 회사의 서비스를 쓰는 스타트업들에게 이유를 물어본 일이 있다.
결론은 스타트업의 본질인 문제해결에 충실했기 때문이었다. 개발자 입장에서 자신의 웹사이트에 온라인결제 기능을 붙이는 것은 항상 골칫거리다. 프로그래밍작업도 복잡하고 에러도 많이 나고 등록을 위한 서류작업도 많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트라이프는 이 작업을 아주 쉽게, 하루 만에 끝내게 해준다. 그냥 몇 줄의 코드만 가져다 붙이면 끝이고, 서류작업도 우편으로 종이서류를 보낼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쉽게 끝낼 수 있도록 해준다. 그래서 그런지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스트라이프를 쓰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다.
또 스트라이프는 온라인쇼핑을 즐기는 고객에게도 편리함을 줬다. 한번 스트라이프에서 구매한 이력이 있는 사용자는 다른 사이트에서도 스트라이프 결제를 통하면 자동으로 카드번호, 유효기간, 주소 등을 입력해준다. 물론 휴대폰 문자메시지 본인확인 등을 통해 보안은 철저히 한다. 한두 번 클릭으로 쉽게 구매할 수 있다. 그렇게 해주니 구매 전환율도 높아진다. 액티브엑스, 본인 확인 등 온갖 복잡한 과정 때문에 온라인에서 뭔가 구입하려다 포기한 사람이라면 간단한 결제과정의 중요성을 이해할 것이다.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온라인에서 돈을 간편하게 받아준다’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을 해주고 거래액의 2.9%의 수수료를 받는 것이 스트라이프의 수익모델이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의 추산에 따르면 스트라이프는 약 10만개 비즈니스의 55조원의 거래액을 처리해준다. 매출은 약 1조6,0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하지만 이 시장은 엄청나게 경쟁자가 많은 레드오션이기도 하다. 그래서 스트라이프는 인공지능기술을 이용한 부정행위탐지시스템 '레이더’나 외국회사들이 미국에서 법인을 설립하고 매출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애틀라스' 같은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내가 2년 전 스트라이프 샌프란시스코 본사에 방문했을 때 직원 수가 100여명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900명까지 늘어났다. 천재 20대들이 이끄는 스트라이프가 기업공개(IPO)에도 성공하고 페이팔의 아성을 넘볼지 앞으로가 더 주목된다.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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