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부터 한 인도 선수가 꾸준히 동계올림픽 루지 종목에 도전한 사실이 알려져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도 매체 '리틀 인디아'는 28일(한국시간) 개인 통산 6번 째이자 마지막 올림픽이 될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출전을 준비 중인 루지 선수 시바 케샤반(36)의 소식을 다뤘다.
인도인 아버지와 이탈리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케샤반은 인도의 명문 사립 기숙학교를 다니던 14세에 루지를 처음 접했다. 당시 루지 세계화 운동을 벌이던 한 오스트리아인이 그에게 큰 자극을 줬다. 케샤반에게 영화 ‘쿨러닝’을 보여주기도 했다. ‘쿨러닝’은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의 1988년 캘거리 동계올림픽 도전기를 그린 영화다. 이후 케샤반은 만 16세이던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 출전했다. 인도 최초이자, 루지 역사상 최연소 올림픽 출전 기록이다.
그는 이후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까지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했다.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을 앞두고는 어머니의 나라인 이탈리아 대표팀 제의를 받았지만 단호하게 거절했다. 케샤반은 "처음 올림픽에 출전했을 때 사람들이 인도 출신 루지 선수를 매우 신기해했다"며 "세계인들은 히말라야 산맥은 잊은 채 인도를 열대 국가로만 생각하더라"고 말했다.
히말라야가 있었어도 훈련 환경은 열악했다. 그는 정부의 지원을 조금도 받지 못하고 인도 북부 히말라야 산맥 일대의 아스팔트 위에서 바퀴가 달린 썰매를 타고 훈련했다. 그의 끈기와 열정으로도 정부 지원으로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유럽이나 북아메리카 선수들을 당해내기는 힘들었다. 케샤반은 그간 5번의 동계올림픽에서 모두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그는 최근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서 열린 루지 월드컵에서 포인트를 쌓아 와일드카드로 평창올림픽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현재 그의 성적은 루지 월드컵 세계랭킹 43위로 메달권을 기대하긴 힘들다. 하지만 그는 메달을 따는 것만이 올림픽의 유일한 출전 이유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루지 선수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다"는 그는 지금도 묵묵히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김주은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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