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상고하저’ 예상
“1080~1120원 사이 움직일 듯
1050원까지 하단 열어둘 필요”
지난해 원ㆍ달러 환율은 줄곧 하락세(원화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환율이 더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로 갈수록 환율이 더 낮아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형 흐름을 점치는 분위기다.
31일 외환시장 등에 따르면 LG경제연구원은 최근 ‘2018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원화 강세 압력이 지속되며 원ㆍ달러 환율이 달러당 1,080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감세정책 등 달러화 강세 요인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융시장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되는데다, 경상수지 흑자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란 게 연구원의 분석이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도 올해 환율이 1,115원(1분기)에서 1,080원(3분기)까지 떨어지다 4분기 1,090원으로 소폭 반등할 걸로 점쳤다. 연구소는 “과거 달러 가치가 10년간 약세 후 6년간 강세로 이어졌던 장기 사이클을 감안할 때 작년부터 달러 약세장이 다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바클레이즈(1,095원) BNP파리바(1,050원)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올해 원ㆍ달러 환율 평균치를 낮게 예측했다. 블룸버그 통신이 IB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환율 전망에서도 환율은 1분기 1,140원에서 4분기 1,120원까지 꾸준히 하락할 걸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경기 회복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분위기에 미국 달러화 약세가 맞물리면서 형성되는 전망이다. 원화는 대표적 위험자산으로 꼽힌다.
지난해 말부터 북한 위험(리스크)이 다소 완화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서정훈 KEB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은 “달러 강세를 견인하기엔 미국 세제개편안이 예상보다 강하지 않고 북한 리스크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일으킬 요인도 현재로선 크지 않다”며 “1,080~1,120원 사이에서 움직이지만 전체적으로 무거운 흐름 속에 하단을 1,050원까지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북핵 리스크와 미ㆍ중 통상마찰 등이 시장의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진다면 원화가 빠르게 약세로 전환될 가능성도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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