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옹지구 폐기물매립장 관련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4명
“사장 만나 도와달라” 부적절 발언
경기 수원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로 꼽힌 화성시 화옹지구 인근에 추진 중인 폐기물매립장 2곳과 관련(본보 지난해 11월29일 12면 보도), 주민들이 사업자와의 유착의혹 등을 제기하며 화성시 공무원들을 검찰에 고발했다.
삼괴지역으로 불리는 화성시 석포리, 운평리, 화산리 주민들이 꾸린 ‘삼괴지역 폐기물처리 시설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화성시 국장 A씨 등 4명에 대해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등 혐의로 수원지검에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2일 밝혔다.
대책위는 고발장에서 ‘화성시 공무원들이 산업폐기물매립장 설치에 반대하는 주민의 정보공개 요구에 대해 사업자의 권익침해 등을 이유로 불허하는 등 사업자들과 학연으로 연결된 공무원들의 토착비리가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고발장에 A씨가 반대 주민 B씨에게 지난해 5월 전화를 걸어 회유를 시도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근거로 내기도 했다. 녹취록에서 A씨는 ‘사장이 찾아 갈 테니… 좀 도와주셔’, ‘(환경적으로 민원 없게) 완벽하게 하는 사람들이여’, ‘시간 좀 내줘. 점심이나 같이 해. 사장하고…’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에 대해 A씨는 “누구에게 부탁을 받은 게 아니라, 사실관계를 잘 확인해보라는 취지에서 전화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대책위는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 공직자가 개입, 갖가지 악성소문이 난무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앞서 화성시는 민간사업자가 2016년 8월 낸 ‘석포리 폐기물 매립장’의 도시계획시설 입안을 결정한 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운평리 폐기물 매립장’ 사업계획을 받아 검토 중이다. 서해안 생태환경을 훼손하는 수원 군 공항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발끈하는 시가 정작 군 공항 예비이전 후보지인 화옹지구 주변에 폐기물 매립장 2곳의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것이다. 석포리 9만1,000㎡, 운평리 8만8,000㎡ 등 한곳당 크기가 축구장(7,140㎡ 기준) 면적의 12배가 넘는다.
화성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는 폐고무류, 폐금속류 등을 처리하는 석포리 매립장 예정지에는 수리부엉이 등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생태계 파괴를 우려하고 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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