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겨 남자 싱글 한미일 삼국지
세계 1위 하뉴, 점프^표현력 일품
발목 부상 없으면 2연패 유력
점프괴물 첸, 미국대표 선발전 1위
“내 모든 것 쏟아부을 준비됐다”
차준환, 대역전으로 평창행
자신감과 신선함으로 승부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한국과 미국, 일본의 삼국지가 펼쳐진다.
2014 소치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세계 1위 하뉴 유즈루(24ㆍ일본)가 지난해 12월말 일본빙상경기연맹의 특별 출전을 받아 평창행을 가장 먼저 확정한 가운데 7일 한국 피겨의 미래를 밝힐 차준환(17ㆍ휘문고)과 하뉴의 맞수로 평가 받는 ‘점프 괴물’ 네이선 첸(19ㆍ미국)이 자국의 국가대표 선발전을 1위로 통과했다.
첸은 미국피겨선수권대회에서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총 7번(쇼트프로그램 2회ㆍ프리스케이팅 5회) 뛰어 모두 성공했다. 감기 증세로 컨디션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쇼트프로그램 104.45점, 프리스케이팅 210.78점을 받아 합계 315.23점으로 우승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관 대회가 아니라 자신의 공인 최고점(종전 지난해 강릉 4대륙 대회 307.46점)으로 인정 받지 못했지만 올림픽 시즌을 맞아 그랑프리 시리즈 2개 대회와 그랑프리 파이널 등 우승을 휩쓸며 평창올림픽의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떠올랐다. 첸은 “내 모든 것을 올림픽에 쏟을 준비가 됐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하뉴는 지난해 11월 오른 발목을 다친 뒤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지만 부상만 털어낸다면 두려울 것이 없는 최강자다. 그는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112.72점), 프리스케이팅(223.20점), 총점(330.43점)까지 모든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뛰어난 점프와 표현력이 일품이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펼쳐진 마지막 대표 선발전에서 역전 드라마를 쓴 차준환도 ‘별들의 은반 위 전쟁’에 뛰어들었다. 2017~18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그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기 위해 쿼드러플 점프를 쇼트프로그램에 1회, 프리스케이팅에 2회 배치했다. 주니어 시절엔 프리스케이팅에서만 한 차례 뛰었던 쿼드러플 점프를 3회로 늘린 것이다.
그러나 무리한 점프 훈련을 하다 발목 등에 무리가 오면서 방향을 틀었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쿼드러플 점프는 한 번만 뛰고, 프로그램도 ‘플래닛’에서 지난 시즌 버전인 ‘일 포스티노’로 교체했다. 그 결과,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연기를 마음껏 펼칠 수 있었다. 차준환은 “좋은 기억이 있는 프로그램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다”며 “사실 올림픽 출전에 대해 기대를 안 했는데, 긴장하지 않고 자신 있게 연기를 펼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차준환은 3차 선발전 우승으로 붙은 자신감과 기존 시니어 선수들보다 덜 알려진 신선함을 앞세워 평창올림픽에서 선전을 기대할 수 있다. 2014 소치올림픽 때도 러시아에서 여자 싱글 2인자로 꼽혔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가 김연아를 꺾고 금메달을 차지한 사례가 있다.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라 평소보다 자신감 넘치는 연기를 했고, 심판 판정에서도 김연아보다 많은 이득을 봤다는 당시 평가였다. 하뉴도 소치올림픽에서 남자 싱글 최강자였던 패트릭 첸(캐나다)을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