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ㆍ오프라인 결합 ‘하이프레시’
1만3000명 배달 아주머니 활용
원하는 시간ㆍ장소로 간편히 배송
동원그룹도 반찬 배달사업 확장
"야쿠르트만 있는 게 아니네?"
직장인 김모 씨는 점심 식사 후 우연히 마주친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냉장 카트를 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야쿠르트 외에 커피 등을 판매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냉장 카트에는 생크림 카스텔라, 호빵 등 간식은 물론 오징어 젓갈, 훈제오리고기 등 슈퍼마켓에서나 볼 수 있는 반찬거리도 가득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야쿠르트 아주머니가 가지고 다니는 제품들을 보니 작은 편의점을 보고 있는 거 같았다”며 “미리 주문만 하면 집이나 사무실로 배달을 해준다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간식 배달을 바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유통ㆍ식음료 업계에 거세게 불고 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결합(O2OㆍOnline to Offline) 바람이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의 냉장 카트를 이동식 편의점으로 바꿔놓고 있다. 가정 간편식(HMR) 제조업체 동원홈푸드도 지난해 온라인 반찬 배달 사업에 뛰어들며 O2O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야쿠르트는 지난해 1월 온라인 쇼핑몰 ‘하이프레시(hyFresh)’를 새롭게 오픈했다. 이 쇼핑몰에서는 클릭 몇 번으로 원하는 시간과 장소로 야쿠르트는 물론 커피, 디저트, 반찬 등 가정 간편식을 배달받을 수 있다. 소비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야쿠르트 아주머니 위치와 연락처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야쿠르트는 지난해 2월 신선 제품을 빠르게 배달할 수 있도록 300억원을 들여 경기 용인시에 1만 1,109㎡(3,360평) 규모의 통합물류센터를 새로 지었다. 다양한 제품을 배달하기 위해 지난해 7월 가정 간편식 제조 시장에 진출하고, 식품업체 오리온과 손을 잡기도 했다. 야쿠르트가 현재 배달하는 디저트 제품은 오리온이 제조해 공급하고 있다.
1만명이 넘는 거대 방문판매 조직을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오프라인 업체 야쿠르트가 온라인 쇼핑몰을 새롭게 열고 물류센터를 신축한 것은 O2O를 강화하려는 것이다. 야쿠르트 관계자는 “1만3,000여명에 달하는 야쿠르트 아주머니를 통해 다양한 물건을 배달하면 고객 만족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며 “특히 다른 배달 업체들과 달리 문 앞까지 냉장 배달이 가능해 향후 더 다양한 신선식품을 배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야쿠르트의 온라인 쇼핑몰 매출은 야쿠르트 등만 판매할 때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76억원에 달했다. 방문자 수도 전년대비 23% 이상 늘어난 530만명을 기록했다.
동원그룹도 지난해 반찬 배달업체 ‘더 반찬’을 인수하고 가정식 반찬 배달 사업에 뛰어들었다. 가정용 간편식을 제조하는 대형 식품업체가 온라인 가정 반찬 배달 서비스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동원은 향후 오프라인 반찬 가게도 300곳 이상 열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 간 시너지를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더 반찬’을 인수한 후 매출이 200억원에서 400억원대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며 “향후 오프라인 매장 개설 등을 통해 신선 반찬 브랜드 ‘더 반찬’을 2,000억원대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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