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UAE 반발에 MOU 진상규명 중 수습”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9일 이명박 정부가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비공개 군사협력 양해각서(MOU)와 관련, “UAE뿐만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요르단 등 중동 4개국이 다 의혹”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난 정부가) 몇 개국하고 무슨 MOU를 체결했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5년 중동 4개국을 방문해 ‘젊은이들 다 중동 가라’고 얘기하고 나서 국민 몰래 사우디에 우리 전쟁비축물자를 반출했다”며 “사우디와 UAE가 예멘 내전에 개입했을 때 귀한 탄약 사흘 치 전량 180억원어치를 사우디에 반출해버렸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반출한 탄약에 대해 “전쟁 초기에 우리가 써야 할 귀한 탄약이 있다”며 “GPS 유도폭탄이라고 (비축물량이) 사흘 치밖에 없었는데 이걸 빼돌려서 사우디에 반출해버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정부 후반기부터 예멘 내전이 격화된 작년까지 우리가 (UAE에) 약속한 군수지원을 다 못 해줬다”며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작년 11월에 이것은 국내법을 위반한 MOU이기 때문에 일부 문제 되는 조항을 수정하자고 UAE에 쫓아갔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UAE가 자존심이 상했고, 결국 국교를 단절하겠다고 (한국에) 통보했다”며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적폐청산 차원에서 MOU의 진상을 규명해야 하는데, ‘걸려있는 국내 기업의 이익이 너무 크다’고 해서 수습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은 김태영 전 국방부 장관이 UAE 원전 수주 직전인 2009년 11월 UAE와 체결한 것으로 알려진 비공개 MOU에 대해 “영문으로 체결한 것을 국문으로 번역한 것이 외교부”라며 “그런데 번역하면서 ‘국방부, 걔들은 미쳤다’고 했다(고 말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헌정사에서 남의 나라 안보를 (보장하겠다고) 상호방위협정을 체결해준 것은 이것 한 건밖에 없다”면서 “UAE라는 나라와 국민 몰래 형제국이 됐던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의당 원내대변인인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도 “UAE 유사시 한국군 자동개입 조항이 포함된 비밀 군사협정을 체결했다고 당시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태영 씨가 시인했다”며 “그동안 ‘이면 합의는 없었다’고 거짓말로 일관해온 이명박 전 대통령, 그리고 자성은커녕 정치공세로 일관해온 한국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김 의원은 “국회 동의도 구하지 않고 유사시 우리 군의 자동개입을 약속한 협정을 체결하고 철저히 비밀에 부친 것은 명백히 반헌법적ㆍ반민주적 행태”라며 “정부는 국익을 고려하되 가능한 선에서 진실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의원은 브리핑 후 기자들과 만나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에서 자원외교는 중동의 4개 수니파 국가에만 집중된 편중 외교였다”며 “수니파와 시아파로 양분된 질서에서 편중 외교는 장기적으로 국익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헌법이나 국내법을 위반한 부분에 대한 법적 처리 절차는 마무리돼야 한다”며 “정부가 이 부분은 정확히 해 줘야 한다. 그냥 묻고 넘어갈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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