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청소년, 자살생각ㆍ시도 확률 높아
김진승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 연구결과
자살생각 비흡연자 2배, 자살시도 4배 증가해
흡연을 하는 청소년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자살생각과 시도를 하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김진승 부산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이 제12차 청소년건강행태온라인조사(2016년) 자료를 근거로 국내 청소년 6만5,528명(남학생 3만3,803명ㆍ여학생 3만1,725명)의 흡연 여부 및 흡연랑과 자살 관련 행동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 학술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은 최근 30일 동안 담배를 한 개비라도 피운 경험이 있는 청소년을 ‘현재흡연자’로, 지금까지 담배를 한두 모금이라도 피운 경험이 있지만 최근 30일 동안 담배를 한 개비라도 피운 적이 없는 청소년을 ‘과거흡연자’로 분류했다.
중ㆍ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7명중 1명(14.8%)은 평생 담배를 한두 모금 이상 피워본 경험이 있었다. 이 중 8.5%는 과거흡연자, 6.3%는 현재흡연자였다. 현재흡연자의 하루 평균 흡연량을 ‘9개비 이하’ ‘10~19개비’ ‘20개비 이상’으로 나눠 분류했을 때 하루 9개비 미만을 피운다고 응답한 학생이 78.4%로 가장 많았다.
현재흡연자 중 최근 12개월간 심각하게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는 학생의 비율은 20%로, 비흡연자의 11.3%보다 약 2배 정도 높았다. 실제 자살시도까지 이어진 청소년의 비율도 현재흡연자에서 훨씬 높았다. 비(非)흡연자의 자살시도 경험률은 1.9%였지만, 현재흡연자의 자살시도 경험률은 4배 가량 높은 7.3%에 달했다.
흡연량도 자살생각과 자살시도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현재 하루에 담배를 20개비 이상 피우는 학생의 12개월 내 자살 생각 비율은 하루 9개비 이하로 피우는 학생에 비해 1.6배 높았다.
자살시도 경험률은 하루 9개비 이하 흡연자 대비 10~19개비, 20개비 이상 흡연자의 자살시도 경험률은 각각 약 1.6배ㆍ2.6배 증가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어린 나이에 흡연을 시작하면 니코틴 의존성이 높아져 정신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다”며 “외국 연구 결과에서도 청소년 흡연은 단독 요인으로 청소년의 자살과 자살생각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인자인 만큼 흡연 청소년을 고려한 자살예방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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