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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로 ‘김윤옥 명품구입’ 의혹 ‘논두렁 시계’와 판박이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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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로 ‘김윤옥 명품구입’ 의혹 ‘논두렁 시계’와 판박이 양상

입력
2018.01.20 04:4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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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측 “사실무근” 고소장 제출

김희중 “檢서 안묻고 모르는 얘기”

정치권서도 “부적절한 거론” 비판

김윤옥 여사가 2011년 미국 방문 당시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고등학교를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김윤옥 여사가 2011년 미국 방문 당시 미셸 오바마 여사와 함께 고등학교를 방문한 모습. 연합뉴스

정치권에서 이명박(MB)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받아 미국방문 중 명품을 구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MB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고소장을 제출하며 강력 반발했다. 이에 대해 양측 주장의 진위 여부를 떠나 정치권이 검찰 수사에 영향을 미치는 부정적인 구태를 이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여사는 19일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명예훼손)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김 여사 측은 “박 의원 주장은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며 고소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박 의원은 전날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의 핵심 진술은 지시에 의해 본인이 특활비를 받았고 이를 달러로 환전해 김 여사를 보좌하던 청와대 제2부속실장에게 줘 김 여사의 명품 구입비에 쓰였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라디오 시사프로에서도 “김 전 실장이 ‘1억원 중 3,000만~4,000만원 정도가 2011년 영부인의 미국 국빈 방문 시 행정관에게 돈을 줘 명품 사는데 쓰였다’ 이렇게 진술한 걸로 다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정작 MB청와대 국정원 특활비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 측은 “현재까지 수사 과정에서 그런 부분이 확인된 바 없다”고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김 전 실장도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명품 구입 여부와 관련해 “검찰에서도 (사용처에 대해) 그런 걸 물은 적이 없고, 나도 모르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오재훈 변호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명의로 된 고소장을 든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김 여사는 19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가 자신의 명품 구입에 사용됐다고 주장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연합뉴스
19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오재훈 변호사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윤옥 여사의 명의로 된 고소장을 든 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김 여사는 19일 이명박 정부 시절 국가정보원의 특수활동비가 자신의 명품 구입에 사용됐다고 주장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을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연합뉴스

법조계뿐 아니라 정계에서도 검찰이 수사 중인 사안과 관련해 ‘명품’과 같은 원색적인 내용을 거론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반응이다.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던 ‘논두렁 시계 사건’ 때와 판박이 양상이기 때문이다. ‘논두렁 시계 사건’은 2009년 박연차 게이트 수사 과정에서 권 여사가 박연차씨로부터 1억원짜리 명품 시계를 받은 뒤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경북 봉하마을 논두렁에 버렸다는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었다. 당시 야당은 뇌물 수수 여부에 대한 수사와 상관 없는, 곁가지에 불과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망신주기’ ‘흠집내기’로 인격 모독을 했다며 반발했다. 돈 출처가 국정원인 김 여사 사안과 다른 점은 논두렁 시계 출처가 개인이라는 점뿐이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야당 시절 상대방이 피의사실 본류와 동떨어진 내용을 언급한 것에 대해 ‘망신주기’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며 비판하던 현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입장이 바뀌더니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당 관계자 역시 “검찰 수사로 사실관계가 밝혀진 뒤 논평해도 충분한데, 진위 여부가 불분명한 진술을 거론해 현재 적폐수사를 ‘정치보복’으로 끌어내렸다”며 안타까워했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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