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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모든 것 알고 있다는…’ MB 소환 초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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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모든 것 알고 있다는…’ MB 소환 초읽기

입력
2018.01.22 04:4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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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중 ‘윗선’ 밝히지는 않았지만

“MB 관여 됐을 것” 법조계 시각

‘집사’ 김백준 前기획관 수사

의혹 부인 입장 바꿔 협조 가능성

檢 “특정인 겨냥 아냐” 선 그었지만

조만간 직접 조사 불가피할 듯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 수사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이명박 전 대통령이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사무실에서 검찰의 특수활동비 수사와 관련한 입장 발표를 마치고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MB 청와대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특활비) 상납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사실상 특활비 상납을 지시하거나 보고 받았다는 정황으로 볼만한 최측근의 진술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과 유사한 행태라 검찰의 MB 소환 조사는 사실상 ‘정치적 판단’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김희중(50)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지난 19일 한국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특활비와 관련한) 모든 진실을 알고 있는 분은 그 분(MB)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국정원) 특활비는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 통로가 있고, 제 통로가 있는데 서로 간에 몰랐다”며 윗선에 보고했냐는 질문에는 “저 같은 경우는 그렇다”고 했다.

‘윗선’을 분명하게 거명하지 않았지만, 청와대 조직 구조, 청와대의 국정원 자금 유용이라는 사건의 성격상 대통령이 관여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실제로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특활비 청와대 상납사건만 봐도 그렇다. 대통령→문고리 3인방→국정원장으로 이어지는 지시 구조와, 국정원장→예산을 담당하는 국정원 기조실장→문고리 3인방→대통령으로 연결되는 돈 전달 구조가 드러난 바 있다. 검찰은 이재만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 안봉근 전 부속비서관 등 ‘문고리 3인방’이 박 전 대통령의 지시를 받아 국정원으로부터 건네 받은 돈을 박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혐의를 포착, 구속기소 했다. 전달 통로였던 최측근에 대한 조사로 시작해 정점에 있는 대통령 수사로 끝난 것이다.

이번 MB청와대 의혹 수사에서 김희중 제1부속실장과 달리 이 전 대통령 재산과 집안일을 40년 넘게 챙겨 온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 특활비와 관련해 MB 관여 의혹을 부인하고 있지만 자세를 바뀌기는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많다. 지난 16일 국정원 특활비 4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김 전 기획관은 이 전 대통령 실소유주 의혹이 있는 다스에도 깊숙이 관여돼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김경준 전 BBK투자자문 대표와 민사소송을 벌이던 중 미국 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는 이 전 대통령이 “다스가 자금운용방법을 모색하려고 진술인에게 자문을 청해왔으나 금융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이 없어 평소 잘 아는 금융인을 다스에 소개했다”고 쓴 대목이 나오는데, 거론된 ‘금융인’은 김 전 기획관을 지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오랜 기간 이 전 대통령 집안 일까지 모두 맡고 있었기 때문에 ‘주군에 대한 충성’을 지키려 하겠지만, 증거로 추궁하는 검찰 앞에서 끝까지 혐의를 부인하긴 힘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검찰조사에서 국정원 특활비 10만달러를 이명박 전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 측에 전달했다고 진술한 김 전 실장은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검찰 수사가 워낙 탄탄해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전 부속실장에 이어 김 전 총무기획관까지 무너질 경우 청와대와 국정원간의 은밀한 거래에 정점 의심을 받는 이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는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특정인을 겨냥한 수사가 아니라, 국정원 자금이 전달된 경위나 사용처, 관련 사실관계 수사를 진행하고 있을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다만 “나오는 단서에 따라 투명하게 조사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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