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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부정맥’, 국민 92.8% 제대로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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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두근두근 뛰는 ‘부정맥’, 국민 92.8% 제대로 몰라

입력
2018.01.22 16:00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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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부정맥학회, 1,000명 조사결과…15.4%만 병원 찾아

방치하다가 돌연사 위험ㆍ뇌졸중 발병 5배 높아

심장이 별다른 이유 없이 두근거리고 답답해지는 심방세동이 생기면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5배나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심장이 별다른 이유 없이 두근거리고 답답해지는 심방세동이 생기면 뇌졸중이 생길 위험이 5배나 높아진다. 게티이미지뱅크

“별다른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두근 거리고 답답하고 어지러워요.”

‘심방세동(心房細動)’의 대표적 증상이다. 심방세동은 맥박이 비정상으로 뛰는 부정맥(不整脈)의 하나다. 심장이 정상적인 맥박 수인 1분 당 60~100회를 훌쩍 넘겨 200회 정도 뛰면 이런 증상이 생긴다. 별다른 증상이 아니라고 여겨 방치하다가 돌연사할 위험이 높다.

그런데 국민 10명 가운데 9명 꼴로 뇌졸중 발병 위험이 5배나 높은 '심방세동'을 잘 모르거나 들어본 적이 없다고 답했다. 대한부정맥학회가 전국 만 19세 이상 1,000명에게 '부정맥 질환 인식 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다.

조사결과, 심방세동을 들어본 적이 없거나(54.7%) 들어봤지만 잘 모른다(38.1%)는 응답이 92.8%에 달했다. 부정맥을 진단받은 경험이 있어도 4명 중 1명만 심방세동을 알고 있다고 답해 질환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 또한 심방세동과 뇌졸중의 상관관계를 알고 있는 비율도 19.3%에 그쳤다.

부정맥 관련 전반적인 의료 상식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부정맥으로 인한 급사 위험성을 38.1%가 알고 있다고 답해 비교적 높은 인지도를 보였다.

하지만 부정맥 진단을 위해 '심전도 검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는 23.1%에 불과했다. 특히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통한 부정맥 완치 가능성을 알고 있는 사람는 7.4%에 그쳤다. 전극도자 절제술은 전선과 같은 가느다란 기구를 심장 근육에 밀어 넣고 부정맥을 나타내는 부위에 고주파 열에너지를 가해 부정맥 현상을 바로잡는 치료법이다.

이번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의 28.5%가 최근 1년 이내 심장박동이 평소보다 빠르거나 불규칙하다고 느끼는 두근거림(심계항진)을 경험했으며 부정맥 진단을 받은 사람의 58.2%가 두근거림을 경험했다.

하지만 두근거리는 증상이 나타났을 때 병원을 찾은 응답자는 15.4%에 그쳤다. 병원을 방문하지 않은 이유로 대부분이 ‘증상이 심하지 않아서(60.2%)’ 혹은 ‘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서(51.5%)'라고 답해 부정맥 치료 필요 인식이 부족했다.

김영훈 대한부정맥학회 회장(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은 “부정맥 가운데 증상이 없는 경우도 많은데, 65세 이상에서 흔히 나타난다는 점을 고려해 건강검진 시 심전도를 이용한 선별검사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했다.

심장은 자체적인 전기자극에 의해 1분 당 60~100회 정도 뛴다. 운동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장이 빨리 뛴다. 하지만 심장이 비정상적으로 빨리 혹은 느리게, 불규칙하게 뛰면 부정맥을 의심해야 한다. 부정맥으로는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빈맥(頻脈), 느려지는 서맥(徐脈), 빠르면서 불규칙하게 뛰는 심방세동으로 나뉜다.

특별한 이유없이 심장 ‘쿵쾅쿵쾅’하는 느낌이 오거나 불규칙하게 ‘탕탕’치는 듯한 느낌, 왼쪽 가슴 속에서 심장이 한번 또는 연달아 점프하는 듯하거나 가볍게 펄쩍 뛰는 듯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부정맥일 가능성이 높다.

부정맥이 되면 호흡곤란, 현기증, 실신 등이 생길 수 있다. 심실 무수축, 심실 빈맥, 심실세동과 같은 악성 부정맥이 발생하면 심장기능이 마비돼 심장마비로 죽을 수도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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