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이저건 쐈지만 초기 검거에 실패
전북 전주의 한 노래방에서 40대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동거녀와 경찰관 등 모두 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현장에는 경찰관 6명이 출동했으나 난동을 부린 남성 1명을 제대로 제압하지 못해 경찰관 4명이 입원하는 불상사가 벌어졌다.
24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0시2분쯤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한 노래방에서 A(46)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동거녀 B(45ㆍ여)씨 등 여성 2명과 C 경위 등 경찰관 6명이 다쳤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자신의 외도를 의심한 B씨가 노래방으로 불러들이자 해명하기 위해 찾아갔다. 노래방에는 B씨와 또 다른 여성이 있었고 B씨는 A씨와 이 여성의 관계를 의심했다. 자신의 변명이 통하지 않자 격분한 A씨는 미리 준비한 흉기를 꺼내 범행했다.
신고를 받고 인근 지구대에서 출동한 경찰은 현장에서 A씨를 제압해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러나 제압 과정에서 A씨가 휘두른 흉기에 C 경위 등 경찰관 6명이 부상당했다. C 경위는 폐 부위에 깊은 상처를 입어 수술을 받았고 다른 경찰관은 손과 팔목 부위를 찔려 4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나 생명에 지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경찰들은 A씨를 향해 수 차례 테이저건(원거리 전기충격기)을 쏘았으나 A씨가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어 초기 검거에 실패했고 경찰은 일시에 A씨를 에워싸 붙잡았다. 체포과정에서 경찰과 몸싸움 도중 다친 A씨는 현재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하지만 6명의 경찰이 1명의 남성을 제압하지 못해 현장대응이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북경찰청 소속 경찰관들은 현장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직장훈련규칙에 따라 매월 2차례 무도훈련을 받고 있지만 실제 강력범 체포 현장에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경찰은 A씨를 특수상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거장소가 노래방으로 협소했고 A씨가 순식간에 흉기를 휘둘러 경찰관들이 부상을 당했다”며 “다행히 생명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큰 상처를 입은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전주=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