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작가 댄 플래빈 전시회
60~70년대 초기작 14점 선봬
잠실 롯데뮤지엄 개관 기념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7층에 문을 연 미술관 롯데뮤지엄이 개관을 기념해 미국 작가 댄 플래빈(1933~1996)의 전시를 연다. 26일 개막하는 '댄 플래빈: 위대한 빛'에서는 형광등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1960년대 미니멀 아트를 이끌었던 플래빈의 초기 작품 14점을 직접 만날 수 있다.
1933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작가는 1953년 미 공군으로 복무했으며 이듬해 한국 오산공군본부에서 기상병으로 근무했다. 이후 뉴욕으로 돌아와 컬럼비아대에서 미술사를 공부한 뒤 1961년 뉴욕 저드슨갤러리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이 전시에서 사용된 네온 튜브와 백열전구는 플래빈의 작품 세계에서 뗄 수 없는 형광등이란 소재로 이어졌다.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형광등을 이용해 만든 첫 작품인 '1963년 5월 25일의 사선(콘스탄틴 브란쿠시에게)'을 비롯해 ‘무제’(당신, 하이너에게 사랑과 존경을 담아), ‘블라디미르 타틀린을 위한 기념비’ 등 1963년부터 1974년까지의 작품들이 소개됐다. 뉴욕 디아 예술재단의 설립자 하이너 프리드리히에게 바쳐진 작품 ‘무제’는 초록색 형광등 348개를 이용해 만든 40m 길이의 대형 작품이다. 산업용 형광등을 예술작품으로 변형시킨 플래빈의 작품은 당시 현대미술의 주요 트렌드였던 미니멀리즘을 빛으로 완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생전의 플래빈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빛을 ‘실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빛을 실체라고 생각한다. (…) 빛은 그것을 찾아본 사람들에게는 매우 분명하고 열려 있으며 직접적인 예술이다”라고 말했다. 롯데뮤지엄은 측은 "댄 플래빈이 예술계의 금기를 깨고 선택한 형광등은 규격화되고 산업화한 사회를 반영하는 동시에, 지적이면서 신비로운 빛으로 관람자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며 "빛을 통해 회화와 조각의 영역을 넘어 공간을 작품으로 전환한 댄 플래빈은 현대미술은 물론 음악, 건축, 삶의 방식까지 혁명적인 의식의 전환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한광규 롯데뮤지엄 대표는 개막전으로 댄 플래빈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은 전시를 하려고 계획하고 있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현대미술을 소개하고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신진작가 발굴에도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4월 8일까지 이어진다. 후속 전시는 리얼리즘 초상 회화로 잘 알려진 ‘알렉스 카츠’전이다.
롯데뮤지엄은 롯데그룹의 첫 미술관으로, 신동빈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는 롯데문화재단이 운영한다. 롯데월드타워 7층 전체를 사용하며 1,320㎡(약 400평) 규모로, 조병수 건축가가 내부를 설계했다.
황수현 기자 s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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