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사전점검 작업 마무리
북 고위급 대표단 파견은 안갯속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사전점검 차 방남했던 북측 선발대가 27일 귀환했다. 남북이 모두 선발대 파견을 마친 만큼 큰 틀에서의 준비는 끝난 셈이다. 그러나 북측 고위급 대표단 관련 논의가 여전히 답보 상태에 머무는 등 남은 과제도 적지 않다.
28일 통일부에 따르면 전날 북측 선발대 귀환으로 남북이 실무회담에서 합의한 사전점검단 파견이 마무리됐다. 북측 선발대가 2박 3일간 사전점검을 마치고 돌아간 사실은 이날 북한 조선중앙방송도 보도했다. “계획대로 이행만 하면 되는 상황”이라는 통일부 당국자 말대로라면, ‘평창 타임’을 위한 초벌 작업은 마무리된 것이다. 윤용복 북한 체육성 부국장을 단장으로 한 북측 선발대 8명의 점검 결과, 응원단 숙소로는 인제 스피디움이, 태권도 시범단 숙소로는 서울 워커힐호텔 낙점 가능성이 높다.
23~25일 방북한 우리 측 선발대는 금강산지구와 마식령스키장, 원산 갈마비행장 등을 둘러본 뒤 시설 이용에 큰 무리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냈다. 이에 따라 마식령스키장 공동훈련은 이르면 31일 1박 2일 일정으로, 남북합동문화공연은 금강산문화회관서 다음달 4일 열릴 전망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31일(훈련), 4일(공연)이 유력한 일정이며, 조만간 확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남북 교류 행사를 위해 북한으로 정유제품을 반출할 때 제재 위반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이 고민거리다. 금강산문화회관 공연을 위해서는 발전기를 가동해야 하는데, 여기 사용될 경유 1만 ℓ(약 63 배럴)는 우리 측에서 부담할 계획이다. 워낙 소량이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상 상한선(50만 배럴)을 넘지는 않겠지만, 대북 정유제품 이전을 전면 금지하는 미국 등 국제 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통일부 당국자는 “현재로서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대내외적 우려 및 관심이 높으므로 논란을 빚지 않도록 최대한 유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북 교류 행사 윤곽이 구체화되고 있지만 북한 고위급 대표단 파견은 여전히 안개 속이다. 정부는 올림픽 개막일을 10여일 앞둔 현재까지도 북측이 누구를 파견할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는 “고위급 대표단 명단과 관련해선 남북 간 협의된 게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심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가 내려와 남북 대화에 이어 북미 대화까지 이어가길 바라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고위급 대표단 논의를 미국의 대북 태도 변화를 위한 협상 지렛대로 이용, 올림픽 직전에나 통보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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