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갑자기 집사를 쌀쌀맞게 대하거나 다른 고양이를 위협하는 모습을 본 적 있으신가요? ‘얼마 전까지는 조용했던 애가 갑자기 왜 이러지?’ 라고 충격을 받으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본의 고양이 전문매체 네코짱 혼포(ねこちゃんホンポ)에 따르면 이런 행동은 고양이의 ‘반항기’일지도 모른다고 합니다. 반항기 때는 다른 고양이를 대할 태도와 사람을 대하는 태도 간에 차이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는 대체로 생후 1년 미만의 성장기 고양이에게서 볼 수 있고요. 일시적이지만 주변의 고양이나 사람을 피하곤 한답니다.
새끼 고양이는 생후 6주쯤 되면 점점 부모 고양이나 형제 고양이에게서 자립하려고 합니다. 함께 피를 나눈 가족이라 해도 그 유대가 희미해지는 거죠. 이를 통해 점점 고양이로서 자립해 갑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한 가족으로 사이좋게 놀던 다른 고양이를 피하거나 공격하기 때문에 반항기처럼 보입니다. 다만, 고양이는 반항기가 지나도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각자 독립한 고양이로 살아가게 됩니다.
사람과 함께 지내는 반려묘는 반려인을 ‘엄마 고양이’로 여긴다고 합니다. 새끼 고양이는 생후 2~7주 시기를 ‘사회화 시기’라고 하는데요. 다른 고양이나 인간 등과 교제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사회화 시기에 사람과 하루 1시간쯤은 어울리는 시간을 갖는데 이를 ‘핸들링’이라고 합니다. 이 ‘핸들링’을 통해 고양이는 인간을 경계하지 않게 된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핸들링을 하고 있어도 생후 4~50일쯤에는 사람을 피하는 반항기가 올 수 있습니다.
이 반항기는 생후 70일쯤 정점을 맞는데요. 그 뒤로는 원래대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단, 핸들링을 해도 사람에게는 마음을 열지 않는 고양이도 전체의 15%는 있을지도 모른다고 하네요.
반항기와 달리 고양이의 ‘사춘기’는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생후 반년쯤 되는 시점을 사춘기라 부를 수 있습니다. 개체마다 차이가 있지만 보통 이 무렵부터 첫 발정기를 맞이하는데요. 발정이 시작되면 큰 소리로 울거나 수컷의 경우 ‘스프레이’라고 일컬어지는 냄새가 강한 소변을 누는 등 반려인을 난감하게 하는 행동을 합니다. 보통 중성화수술을 하면 이런 행동은 억제된다고 하는데요. 한번 발정을 경험한 고양이는 그 뒤에 중성화수술을 해도 문제행동을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번식을 원하지 않는다면 첫 발정기 전에 중성화수술을 하는 것도 고려해볼 일이라고 하네요.
고양이가 갑자기 공격적으로 변해 난처하신 반려인들도 있을 텐데요. 이런 경우 반항기가 아닌가 의심해볼 수도 있지만 어쩌면 단순히 스트레스가 쌓인 것일지도 모릅니다. 특히 젊고 활발한 성격의 고양이는 남아도는 체력을 발산하지 못하면 공격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갑자기 고양이가 난폭해졌다면 반항기라고 여기기보다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생각해 주세요. 원인을 찾아내 해결해주면 의외로 침착해질지도 모릅니다. 고양이와는 말로 의사소통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고양이의 태도와 행동으로 짐작할 수밖에 없습니다. 사람이 다치기 전에 대비해 주세요.
고양이와 함께 살다 보면 사람과 공통점이 많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감정의 움직임, 행동 패턴 등이 사람과 비슷하기 때문에 반항기가 있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잘 따르던 고양이가 갑자기 태도를 바꾸면 충격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하니 반항기라고 실망하지 마시고 고양이에게 변함없는 애정을 쏟아주세요.
한희숙 번역가 pullkko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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