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종환(62ㆍ사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최근 논란에 휩싸인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자세한 구성 과정을 밝혔다. 도 장관은 2일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서 ‘북한 선수 12명을 받으라’고 했다”며 “35명으로 팀 엔트리를 구성하고, 게임당 최소 5명 이상 출전하게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 장관에 따르면, IOC는 지난 19일부터 이틀 동안 스위스 로잔에서 회의를 열고, 남북 단일팀 구성 관련 세부사항을 결정했다. 회의에는 도 장관을 비롯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르네 파제 국제아이스하키협회(IIHF) 위원장, 북한 체육부장관 등이 참석했다. 도 장관은 당시 “IOC가 아주 강하게 (북한 선수의 엔트리 12명 포함을) 요구했다”며 “우리는 그렇게 받을 수 있는지를 우리 선수들에게 물어봐야 되겠다고 하고 정회를 한 뒤 협회에 전화해 전무이사라든가, 아이스하키협회장과 통화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세라 머리 한국 대표팀 감독은 IOC의 제안에 난색을 나타냈다. 도 장관은 “(머리) 감독이 ‘3명까진 받을 수 있지만 5명은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이 문제를 가지고 계속 협상을 시도했다”며 “(그때) IIHF 회장이 선수를 희생시키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면 북한 선수 5명을 포함해 27명의 게임 엔트리를 (단일팀에) 주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도 장관은 고민 끝에 IIHF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판단에서다. 도 장관은 “이기든 지든, 깨끗하게 (다른 나라 대표팀처럼) 22명이 뛰는 게 낫겠다고 생각해 ‘이건 안 받겠다’고 말했다”며 “우리 선수와 감독들의 입장을 지켜 주지 않으면 단일팀 못 한다고 내가 버텼다. 결국 IOC가 저희 안(3명 출전)을 받아들이면서 최종 결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도 장관은 북한 선수들의 합류로 한국 선수들이 대표팀 자리를 뺏기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도 반박했다. 그는 “선수 선발은 전적으로 감독에게 맡긴다는 것이 IOC의 결정 중 하나”라며 “다섯 번 경기를 하는데 네 번을 뛰게 되는 경우가 생기거나, 30분을 뛸 선수가 25분을 뛰거나 20분을 뛰는 경우는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도 장관은 “그렇지만 (우리나라 선수들이 게임에서) 완전 제외된다든가 하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일반적으로 북한 선수 3명이 들어오면 우리 선수 3명이 아예 경기를 못 뛰는 게 아니냐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완전 배제라는 건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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