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줄 막막한 STXㆍ성동조선
지난해 수주잔량마저 급감
유동성 문제 장기화될 경우
다른 조선사도 자금융통 위축
최근 구조조정 선택지를 놓고 진통을 거듭 중인 조선, 자동차, 타이어 분야 주요 업체들은 모두 수년간 누적된 실적악화로 어떤 형태로든 수술을 미루기 어려운 처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일자리 창출을 앞세우는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프레임’에 지나치게 매몰돼 결단을 미룰 경우, 자칫 더 큰 부실을 키울 거란 우려도 높은 상황이다.
수주절벽에 막힌 STXㆍ성동조선
STX조선해양과 성동조선해양의 경영실적은 이미 바닥에 다다른 상태다. 1일 양사의 실적자료를 보면, STX조선은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 3,537억원, 영업손실 381억원을 기록했다. 성동조선은 같은 기간 매출 4,090억원, 영업이익 440억원을 냈다. 정상 영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무급휴가 등 비용 쥐어짜기로 낸 이익이다.
이들은 특히 부채가 많아 만성적인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총계는 STX조선이 1조1,755억원, 성동조선은 2조5,000억원 수준이다.
호전 가능성의 바로미터라 할 수주잔량도 악화일로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성동조선의 수주잔량은 지난 2016년 28척, 70만8,000CGT에서 지난해 12월 5척, 13만CGT로 급감했다. STX조선의 수주잔량도 같은 기간 20척, 39만5,000CGT에서 15척, 29만3,000CGT로 감소했다.
현재 두 회사가 보유한 유동성은 STX조선 약 3,000억원, 성동조선은 3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미래를 위해 수주량을 늘리려면 당장 꾸준한 자금수혈부터 필요한 상황이다. 양사는 이미 지난해 11월 청산가치가 존속가치보다 높다는 국내 회계법인의 실사결과를 받기도 했다.
업계에선 STXㆍ성동조선 문제가 장기화될 경우, 나머지 조선사들의 자금 융통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선업 전반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금융권이 추가 여신과 차입금 만기연장, 선수금환급보증(RG) 한도 조정 등을 주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채 눈덩이 한국GM
지난해 영업적자 8000억 달해
한국 생산비중 축소ㆍ고이자 등
반전의 계기 찾기도 힘들어
자본잠식 빠진 한국GM
한국GM은 매년 대규모 적자를 거듭하고 있다. GM이 정부와 산업은행에 제시한 지난해 실적 추정치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해 매출 10조7,000억원과 영업적자 8,000억원, 당기순손실 9,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 적자는 사상 최고치였다. 2014년 1,486억원으로 처음 영업적자를 기록한 이후 2015년 5,944억원, 2016년 5,312억원 등 매년 적자가 더 커지고 있다. 한국GM은 지난해 3분기 이미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부채비율이 2014년 435%에서 2015년 1,062%, 2016년 8만4,980%로 급증한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상황 반전의 계기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GM 본사의 글로벌 전략수정으로 생산ㆍ수출 기지로서 한국GM의 비중이 축소되고 있다는 게 근본적인 한계다. GM은 중국과 북미 위주로 글로벌 시장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한국GM의 주요 수출 판로였던 유럽을 포기했다. 한국GM의 유럽 수출물량은 2012년 13만7,750대에서 지난해 205대로 급감했다. 여기에 높은 이전가격과 본사차입금 고이자 등 GM의 불투명한 경영방식도 한국GM을 옥죄고 있는 요인이다.
#또다시 벼랑 몰린 금호타이어
실적 부진으로 8년 만에 적자
작년 말엔 급여 지급도 못 해
거듭된 매각 실패로 앞길 깜깜
직원 월급도 못 준 금호타이어
금호타이어는 2014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또 다시 생존의 위기에 봉착했다. 금호타이어 영업이익은 2014년 3,584억원에서 2015년 1,360억원, 2016년 1,201억원으로 급감하다 급기야 작년엔 2009년 이후 8년만의 적자(1,569억원)를 기록했다. 작년 매출(2조8,773억원)도 전년 대비 2.4% 감소했다. 실적 부진으로 유동성이 말라붙으면서 지난해 12월엔 임직원 급여조차 지급하지 못했다.
금호타이어의 부진은 최대 해외시장인 중국에서의 부진과 거듭된 매각실패, 강경노조의 분규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한때 해외매출의 60%를 차지했던 중국에선 지난해 1~3분기에만 1,38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더욱이 지난해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가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채권단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간의 갈등으로 매각이 지연되면서 ‘P플랜(초단기법정관리)설’까지 제기되며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2004년 이후 거의 매년 파업을 벌이는 강성 노조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지난해 평균임금(6,900만원)을 전년보다 15% 올리며 위기를 부채질 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