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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조직문화의 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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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문화] 조직문화의 본질

입력
2018.03.06 14: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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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문화가 화두다. 예전에는 회사를 고를 때 급여나 회사 타이틀 같은 조건이 가장 중요했다. 그러나 이제는 점점 조직문화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다. 젊은 청년들은 점점 돈을 조금 적게 벌더라도 조직문화가 좋고 워라밸이 보장되는 곳을 선호하고 있다. 중장년층도 매일 빡빡하고 답답한 회사생활보다 좀 더 마음이 편한 곳을 찾고 있다. 많은 직장인들의 퇴사 이유 중 가장 큰 부분도 조직문화라고 한다. 매주 월요병에 시달리는 이유도, 매일 아침 출근길이 무거운 이유도 대부분 조직문화 때문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조직문화란 무엇일까? 대관절 조직문화란 무엇이기에 이렇게 모든 직장인들이 집중하고 신경 쓰며, 많은 언론과 미디어에서도 조직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입을 모아 주창하는 것일까?

사실 ‘조직문화’는 그 중요성에 비해 실체가 모호한 단어이다. 우선 ‘조직’과 ‘문화’라는 단어 자체가 어렵다. 보통 우리는 ‘조직’이라는 말을 잘 쓰지 않는다. “나 내일 회사 출근해”라고 말하지 “나 내일 조직 출근해”라고 말하지 않는다. 즉 조직은 회사를 말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문화’란 무엇인가? 이건 더 어려운 개념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는 ‘문화란 인간에게만 있는 생각과 행동 방식 중 사회 구성원들로부터 배우고 전달받은 것들로서 의식주,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등을 모두 포함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이것을 회사에 접목한다면, 회사 생활에서의 집단 내에서 배우고 전달되는 것들로서 회사의 의식주(복장, 사내식당, 사무실) 및 회사 보고 언어, 업무 방식, 회사의 비전과 철학, 규정 등이 모두 포함될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한마디로 조직문화는 ‘회사에서 보내는 모든 삶’을 의미한다. 즉 조직문화란 여러 가지 회사 생활의 요소 중 하나가 아니라, 회사생활의 모든 것을 뜻하는 것이다.

과거에는 모두가 다 회사에 개인을 맞추는 비슷한 생활 양식을 보였기 때문에 조직문화라는 것을 구분하거나 인식할 겨를이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개인이 살아나는 다양성의 시대이다. 워라밸이니 퇴사니 하는 단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것도 본질은 같다. 보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개인의 삶이 ‘인식’되면서 원래 인간으로서 당연히 추구할 ‘행복한 일’을 추구하고 싶은 것이다.

‘문화(Culture)’의 어원은 라틴어로 ‘경작하다, 마음을 돌보다’라는 뜻의 ‘쿨투스(Cultus)’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즉, 제대로 조직문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마음을 돌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대부분의 기업에서 조직문화를 다루는 방식은 겉핥기다. 조직문화를 혁신한다고 복장 자율화를 추진하지만 누군가는 그것을 불편해한다. 회사 사내 식당에서 최고급 음식이 나오지만 상사와 함께 먹다 보면 체한다. 쾌적한 휴게공간을 제공하지만 아무도 그 곳에서 맘 놓고 쉬지 못한다. 직급을 파괴하고 호칭을 편하게 통일하지만, 부장님께 XX님 이라고 말하기 불편해 아예 호칭을 부르지 않는다. 자율출퇴근과 연차/휴직 보장 제도를 만들어도 남들 눈치 보느라 쓰지 못한다. 그러면서 외부적으로는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조직문화 혁신’을 만들었다고 대서특필한다. 조직문화의 본질인 마음이 아니라 형식에만 치중하는 것이다. 조직문화의 본질은 마음이다. 그리고 그 마음을 돌보는 역할은 리더가 해야 한다. 즉 사람들을 돌보고 신뢰를 줄 수 있는 리더의 책임이 절대적이다.

최근 ‘조직문화 혁신 TF’를 신설하고 인사팀에서도 적극 챙기는 등 기업 전반적으로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을 잘 살려서 부디 형식적인 허례허식이 아닌, 진짜 변화할 수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 수 있기를 진심으로 희망한다.

장수한 퇴사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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