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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범경기’ 류현진이 제시한 5-피치의 전략적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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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시범경기’ 류현진이 제시한 5-피치의 전략적 방향

입력
2018.03.06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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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LAD 류현진/사진=OSEN

평균 구속이 94마일(약 151km)을 넘지 않는 선발투수가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제한적이다. 제2ㆍ제3의 구종이 스카우트들이 평가하는 20-80 스케일(각 부문별 점수를 최저 20점-최고 80점으로 매기는 기법)에서 70점대에 이를 만큼 확실하거나 평균 60점대를 이루는 이른바 ‘포-피치ㆍ파이브-피치’로 표현되는 팔색조 변화구를 장착해야 한다.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에 나타난 2017시즌 류현진(31ㆍLA다저스)의 포심 패스트볼(빠른공) 구속은 90.6마일(146km)이다. 부상 전의 수치를 합한 메이저리그 통산으로도 91.1마일(147km)에 그친다. 이는 규정 이닝을 채운 투수를 기준으로는 최하위권인 50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류현진은 규정 이닝(126.2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구속 저하로 말미암아 자신감이 떨어진 류현진의 빠른공 구사 비율이 줄곧 50%대(2013년 54.2%ㆍ2014년 52.3%ㆍ2016년 56.5%)에 머물다 2017년 36.8%로 뚝 떨어진 배경이다.

오프 시즌 새 신랑이 되고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해 새 출발을 다짐하는 류현진이 6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카멜백 랜치에서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상대로 올 시즌 첫 시범경기 등판을 비공식 경기(B게임)로 소화했다. 당초 지난 1일 예정됐던 첫 실전을 감기 때문에 건너뛰었던 류현진은 이날 2⅔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등을 기록했다. 총 투구 수는 36개였고 이 중 22개가 스트라이크를 관통했다.

결과보다 눈여겨볼 점은 류현진의 내용이다. 이날 류현진의 새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이 괜찮은 평가를 받았고 커브는 회전수에 상당한 신경을 쏟았다. 데이브 로버츠(46) 다저스 감독은 "투심이 좋았다"며 “그는 투심을 연구 중”이라고 말했다. LA 타임스에서는 "류현진이 커브의 회전수 증가를 위해 세게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다저스를 전문으로 다루는 SB 네이션의 트루블루 LA는 "류현진의 커브 평균 회전수는 분당 2,422회로 지난해 50개 이상의 커브를 던진 투수 243명 가운데 143위였다"고 짚었다. 그럼에도 피장타율을 0.316으로 묶어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영리한 류현진은 부상 이후 자신의 생존법이 무엇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팔색조 구종을 장착해 빼어난 구속이 없이도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로 군림하는 댈러스 카이클(30ㆍ휴스턴 애스트로스)을 롤모델로 삼았다.

지난 시즌 규정 이닝을 채우지 못한 카이클의 포심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류현진보다 떨어지는 89.6마일(144km)에 그쳤으나 14승 5패 평균자책점(ERA) 2.90 등을 작성했다.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을 수상한 2015년은 90.5마일이다. 카이클에게는 최고의 위력을 뽐내는 컷 패스트볼(커터)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투심은 타자를 혼란시키는 또 하나의 무기로 많은 땅볼을 유도한다.

투심은 커터와 비슷하지만 공 끝이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에서 카이클처럼 두 구종을 모두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 류현진에게 주어진 이번 스프링캠프 최대 과제이다. 핵심은 타자의 정타를 피해가는 데 있다. 기존 체인지업에다 커브의 위력까지 배가해 파이브-피치 선발투수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적인 계산이 깔려있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일단 류현진은 만족감을 표했다. 경기 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을 통해 “이론상으로는 커브의 회전수가 많아지면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것으로 나와 있다”면서 “스프링캠프를 통해 타자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보려고 한다"고 시범경기의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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