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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배현진 전 MBC아나운서 영입… 재보선 공천 속도

입력
2018.03.08 17:13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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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언론장악 프레임 활용 의도

길환영 전 KBS사장도 투입 검토

“지방선거에서 與에 밀려도

재보선으로 만회 발판” 판단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안전 및 청년 일자리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8일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열린 '안전 및 청년 일자리 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울산=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를 영입하며 6ㆍ13 재보궐선거를 위한 인재 영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지방선거보다 재보선 공천으로 바람을 일으키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8일 한국당의 한 관계자는 “9일 배 전 아나운서와 길환영 전 KBS 사장, 송언석 전 기획재정부 2차관에 대한 환영식을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이들을 재보선 지역에 투입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가장 눈에 띄는 인사는 배 전 아나운서다. 이날 MBC에서 사표가 수리된 배 전 아나운서는 그 동안 한국당에서 영입을 위해 물밑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2008년 MBC에 입사해 2010년 6월부터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은 배 전 아나운서는 2012년 김재철 전 사장의 퇴진과 공정방송 쟁취를 요구하는 파업에 참여하던 중 노조를 탈퇴하면서 노조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다 올해 최승호 사장 취임 이후 앵커직에서 물러났다.

한국당은 이번 재보선에서 이른바 ‘현 정부의 언론장악’ 프레임을 활용하기 위해 언론인 출신들을 부각시키는 카드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당 지도부는 배 전 아나운서를 현재 재보선이 확정된 7곳 중 한국당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서울 송파을에 투입시키려는 분위기다. 배 전 아나운서의 전략공천이 확정될 경우 송파을에선 바른미래당 후보로 유력한 박종진 전 앵커와의 언론인 간 맞대결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최재성 전 의원과 송기호 지역위원장의 출마가 유력하던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도 KBS 아나운서 출신 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과 SBS 기자 출신 한정원 청와대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내보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흘러나오고 있다.

한국당은 당세가 좋은 충남 천안갑에 언론인 ‘테마공천’으로 길환영 전 KBS 사장 투입을 검토 중이다. 길 전 사장은 지난 20대 총선 때 한국당 소속으로 천안을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중도 포기한 바 있다. 최근 경북 김천 당협위원장에 임명된 송 전 차관은 경북지사 도전에 나선 이철우 의원이 의원직을 내놓을 경우를 대비한 포석이다. 부산 해운대을에는 홍준표 대표의 측근인 김대식 여의도연구원장 공천이 유력하다.

한국당이 재보선 공천에 속도를 내는 것은 지방선거 공천 작업이 더디게 진행되는 데 따른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재보선에 집중해 승리한다면 만약 지방선거에서 여당에 밀리더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당의 한 관계자는 “멀리 보면 의석 수를 늘려 원내 1당에 오른다면 정국 운영에 훨씬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성환 기자 bluebird@hankookilbo.com

길환영 전 KBS 사장 (왼쪽),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연합뉴스
길환영 전 KBS 사장 (왼쪽), 배현진 전 MBC 아나운서.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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