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노동시간 줄이고 양질로”
생활임금제ㆍ워라밸 정책 등 소개
경기도, 청년관ㆍ4차 산업혁명
2가지 콘셉트로 홍보관 꾸려
‘주 4일 근무하면 일자리 2배’
경북도 ‘5-4=2’ 정책도 눈길
퀴즈 풀고 게임… 축제장 방불
“워라밸을 높여주세요.” “1(일)자리 가즈아!”
제1회 대한민국 지방정부 일자리 정책 박람회가 막을 올린 8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서울시 홍보관 한쪽 벽면에 대형 칠판이 걸렸다. 박람회를 찾은 청년 학생들이 분필을 들고 저마다의 바람을 칠판에 적었다. 글귀는 다양했지만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질 높은 일자리였다.
이날 박람회 부스에는 지방자치단체와 지방공공기관 관계자들이 나와 각 지역의 일자리 정책을 설명하고 퀴즈풀기, 게임 등을 진행하며 관람객들과 소통했다.
서울시 홍보관을 찾은 이성연(27)씨는 칠판에 ‘최저시급 인상, 주 40시간 근로제 도입’ 등을 적었다. 대학 졸업 후 2년째 구직 활동 중이라는 그는 “나뿐 아니라 우리 세대 모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만큼 모두를 위한 글을 남겼다”며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정책이 나오길 기원하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서울형 생활임금제 도입’ ‘일과 삶의 균형 찾기’ 등의 정책을 소개하고 2022년까지 주 40시간, 연간 1,800시간대 노동시간 진입과 양질의 일자리 700개 이상 창출 등의 정책 목표를 설명했다.
정진우 서울시 일자리정책담당관은 “참가자들이 새로운 산업 분야인 3D프린팅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문화예술가를 꿈꾸는 청년들이 패션쇼와 뮤지컬 공연 등을 경험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그림 2 [저작권 한국일보]제1회 대한민국 지방정부 일자리 정책 박람회가 열린 8일 경기 고양 킨텍스
경기도는 ‘경기도 청년관’과 ‘4차 산업혁명 주도’ 등 2개의 홍보관을 꾸렸다. ‘경기도 청년관’에서는 청년을 대상으로 구직, 재직, 정착, 퇴직에 이르기까지 전 단계에 걸쳐 맞춤형 지원을 하는 각종 청년 정책들을 소개했다. 1억 원 눈금에 도달하도록 주먹으로 내리치는 힘자랑 게임기 등을 비치해 ‘일하는 청년연금’ 등 특수 시책을 흥미롭게 알리기도 했다. 일하는 청년연금은 청년들이 중소기업에서 10년을 근무할 경우 1억 원의 자산 형성을 도와주는 사업이다.
‘4차 산업혁명 주도’ 코너에서는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ㆍ시흥동 일원에 조성 중인 ‘판교제로시티’ 사업과 최근 판교자율주행모터쇼로 주목 받은 오픈 플랫폼 기반의 ‘자율주행 실증단지 조성’을 소개했다. 임종철 경기도 경제실장은 “전국의 청년 정책 이슈를 선도하는 지자체답게 청년 정책의 현재와 미래,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기 위한 경기도만의 비전 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에 10개 군ㆍ구가 모두 참여한 인천 홍보관에서는 로봇들이 ‘강남스타일’ ‘치얼업’ 등의 노래에 맞춰 공연을 펼쳤다. 인천시 서구 원창동에 입주한 인천로봇랜드를 홍보하기 위해서다. 이길하 인천시 일자리정책팀 주무관은 “로봇산업과 연계한 일자리를 소개하기 위해 로봇공연을 준비했다”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미래 일자리 정책의 중요성을 부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옥 모양의 외관으로 부스를 꾸민 경상북도 홍보관도 눈길을 끌었다. 전통적인 이미지로 시선을 사로잡은 경북도 홍보관 내부는 그러나 현대적으로 꾸며져 묘한 조화를 이뤘다. 김대유 경북도 경제진흥원 원장은 “홍보관 디자인은 신구의 조화, 즉 어르신과 젊은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일자리 정책을 펴는 경북도를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경북도의 다양한 일자리 정책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청년커플창업 지원’이다. 도도커플(도시청년+도시청년), 도농커플(도시청년+농촌청년), 도어커플(도시청년+어촌청년) 등이 경북 지역에서 창업을 하면 커플당 6,000만원씩 최대 3년간 지원하는 사업이다.
‘5-4=2’ 정책도 관심을 모았다. ‘5-4=2’ 정책은 주 5일제 근무 대신 주 4일제 근무하면 2명이 근무할 수 있다는 취지로 지난해 6개 공공기관에서 시행됐다. 이 제도를 통해 지난해에는 16명이, 올해는 22명이 일자리를 찾았다. 경북도는 2022년까지 30개 기관에 ‘5-4=2’ 정책을 도입해 4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전라북도 홍보관에는 한옥마을모주, 자연가 현미과자 등 지역에서 생산한 먹거리가 놓였다. 전북도가 추진 중인 ‘마을기업 고도화 사업’을 통해 개발된 자립형 지역 브랜드와 상품들이다. 마을기업이란 지역 주민이 각종 지역 자원을 활용한 수익 사업을 통해 소득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지난해 기준 도내 14개 시ㆍ군에서 마을기업 102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들이 올리는 연소득은 약 121억원이다. 2015년 1,064명, 2016년 1,346명, 지난해 1,592명의 고용 창출 효과도 있었다.
전북도는 브랜드 및 상품 개발뿐 아니라 유통도 지원하고 있다. 마을기업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자체 직거래 장터 행사를 열고 우수마을기업 패키지상품을 개발해 제품 판매 촉진 등 마을기업 간의 협업을 촉진하고 있다.
부산시 홍보관에는 전기차가 전시됐다. 부산시가 추진 중인 ‘청춘 드림카 지원사업’을 알리기 위해서다. 부산시는 서부 산업단지 중소기업 청년노동자에게 전기차량 임차료를 지원해 청년들의 취업을 유도하고 지역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며 환경까지 개선하는 등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계획을 마련한 상태다. 부산시는 이 계획에 따라 3년간 500명의 취업을 유도하고 5년간 전기차 1,500대의 임대료를 지원할 예정이다.
부산시는 부산 지역 대학생과 취업 준비생들이 자신에게 맞는 직무와 직업을 찾을 수 있도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취업준비땅’도 제작했다. 부산 일자리 정보를 한 곳에 모아둔 ‘부산 일자리정보망’도 운영하는 중이니 이것들만 잘 활용해도 적지 않은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김희영 부산시 일자리창출과 주무관은 “청년 푸드트럭 창업과 교육희망 청년멘토 지원 등 다양한 청년 일자리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런 정책들이 좀 더 많은 젊은이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주희 기자 jxp938@hankookilbo.com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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