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방문 서훈과 만난 고노 외무
“동아시아 기적 직전의 상황”
北서 납치자문제 거론 여부 묻기도
남북ㆍ북미 정상회담 성사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2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면담했다. 정 실장은 시 주석에게 문재인 대통령의 국빈방문 초청 의사를 전달했고, 시 주석은 북미대화를 지지하며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도 표시했다.
정 실장은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부터 35분 동안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 주석을 면담했다. 면담에는 양제츠(楊潔篪) 외교 담당 국무위원, 왕이(王毅) 외교부장, 쿵쉬안유(孔鉉佑) 외교부 부부장, 추궈홍(邱國洪) 주한중국대사가 배석했다.
정 실장은 면담에서 “19차 중국 공산당 당대회 성공에 이어 양회가 역사적인 성공을 거둬 중국의 꿈이 조기에 성취되기를 기원한다”며 “시 주석이 조기에 국빈으로 한국에 방문해줄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 실장에게 방북 및 방미 결과를 전해들은 시 주석은 “북미대화를 지지한다”며 “한국의 노력으로 한반도 정세 전반에서 큰 진전이 이뤄지고 북미 간에 긴밀한 대화가 이뤄지게 된 것을 기쁘게 평가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남북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돼 성과가 있기를 기대하고 이를 적극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시 주석은 접견 모두발언을 통해 “문 대통령이 특별히 중국에 특사를 파견해 소통하는 것은 중한관계에 대한 중시를 보여준다”고 평가한 뒤 “양측은 정치적 소통을 강화하고 전략적 상호신뢰를 공고히 하며 예민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함으로써 양국관계를 안정적이고 건강하게 발전시켜나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 실장은 “북핵 문제는 북미 간 대화를 통해 일차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중국 측 입장이 상황 진전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남북한 문제는 직접 당사자인 남북이 주도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원칙을 일관되게 제시해준 데 대해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앞서 정 실장은 댜오위타이(釣魚台)에서 양제츠 국무위원을 만나 한반도 정세 진전을 위한 양국 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실장은 왕이 외교부장과도 만찬회동을 갖고 양국 간 외교채널의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에 합의했다.
한편 일본을 방문 중인 서훈 국가정보원장은 이날 저녁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장관과 3시간 동안 만찬 회동을 가졌다. 서 원장은 방북ㆍ방미 결과를 설명했고, 고노 장관은 “현 상황은 동아시아의 기적 직전의 상황”이라며 “앞으로도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공조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대변인은 전했다. 고노 장관은 또 “북한에 갔을 때 납치자 문제가 거론됐는지”라고 물었고, 서 원장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면담은 한반도 비핵화, 정상회담 등 대형 이슈에 대해 포괄적으로 논의하는 자리여서 납치자 문제는 논의되지 않았다. 앞으로 이 문제는 일본과 북한의 실질적인 관계 개선 과정에서 논의되고 협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서 원장은 13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정상원 기자 orno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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