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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농업에서 미래 신성장동력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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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 농업에서 미래 신성장동력 찾는다

입력
2018.03.1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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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양식(오른쪽 2번째) 경주시장이 최근 가축시장을 방문해 시장에 나온 한우를 둘러보고 있다. 경주시 제공
최양식(오른쪽 2번째) 경주시장이 최근 가축시장을 방문해 시장에 나온 한우를 둘러보고 있다. 경주시 제공

천년 고도 경주. 역사와 유적의 도시로, 세계적인 관광지인 경주시가 날로 위축되고 있는 농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고 나섰다. 도농복합도시의 롤 모델을 자처하며 농자천하지대본(濃者天下之大本)과 관광천하지대본(觀光天下之大本)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투톱’ 체계를 갖추고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건설을 위한 역량 강화에 나섰다.

경주시는 관광과 원자력발전 등으로 유명하지만 도시치고는 농업비중이 여전히 높다. 체리나 토마토, 한우는 전국 1, 2위를 다투는 명품 농축산물이기도 하다.

경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농업인구는 약 3만7,300명. 전체 인구 26만 명의 15%에 육박한다. 전국 농업인구 비중 4.86%의 3배나 된다. 경지면적도 2만376㏊로 전국 대비 1.5%에 이르고, 체리는 전국 1위다. 찰토마토와 한우는 전국 2위를 달린다. 최근에는 제주도와 남해안에서나 나던 한라봉재배에 성공, 제주산보다 더 높은 가격에 출하하고 있을 정도다.

경주시는 1995년 도농 통폐합에 따라 경주시와 월성군이 합쳐진 도농복합도시다. 도시와 함께 농촌지역 균형발전 전략을 꾸준히 펼쳐온 결과다. 이런 경주시가 시민 모두가 행복한 도시 만들기를 모토로 농업 역량강화에 발벗고 나서 주목 받고 있다. 첨단산업 유치와 육성도 중요하지만, 생존의 가장 기본인 먹거리 산업을 빼 놓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경주시의 농업발전 전략에서 가장 주목할 대목은 농어업발전기금이다. 농어촌 소득증대와 지역특화작목 육성, 특산품 개발, 농어업시설 구조 개선, 농수산물 수출육성 및 가공ㆍ유통개선 지원, 농수산물 직판사업, 농어업 소득기반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이 주목적이다. 2012년 관련조례를 제정한 이후 최근까지 110억 원의 기금을 모았다. 2027년까지 300억 원이 목표다. 농어민들에게 개인은 2억 원, 생산자단체는 5억 원까지 저리로 빌려주고 있다.

신농업혁신타운은 경주 농업 미래를 책임질 핵심 사업으로 평가 받는다. 내남면 상신리 일대 약 5만㎡ 부지에 2022년 준공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경주지역에 적합한 새로운 소득작물 개발 등을 위한 작물시험연구포장이 주내용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아무리 품질 좋은 농산품이라도 그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으면 시장에서 제값을 받기 어렵다”며 “경주농산물 공동브랜드인 이사금 브랜드 마케팅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사금은 신라 초기 임금을 지칭하는 왕호로, 2006년 경주 농산물 공동브랜드로 상표등록을 마쳤다. 그 동안 전국으뜸농산물품평회, 농산물 마케팅심사에서 상위권에 입상하는 등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경주 체리는 지난해 451톤을 생산 75억 원의 매출을 올려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경주지역 체리 재배 21농가가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았다. 지리적표시단체표장도 획득했다.

경주 찰토마토도 지난해 2,995톤 53억 원어치를 생산해 2위에 랭크됐다.

최근에는 경주지역에서 한라봉 재배도 늘고 있다. 경주시농업기술센터 연구결과 수막재배를 통해 제주산보다 당도가 높고 향이 좋은 고품질 한라봉 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이 입증됐다. 경주시는 경주산 한라봉에 ‘경주봉’이란 상표를 붙였다. 14농가가 7㏊의 비닐하우스에서 재배 중이다. 올해 3㎏들이 7,000상자를 출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동선과를 통해 저급품의 시중 유통을 막고 경주봉의 이미지를 굳힌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특수작물’과 함께 우리나라 농업의 기본인 쌀 산업 경쟁력 제고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병충해 방제에 무인헬기를 도입했다. 일반 헬기와 달리 저고도 방제가 가능해 갑자기 특정 지역에 발생한 병충해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일반적인 분무방제보다 노동생산성이 14배나 높아 농가일손부족 문제도 일거에 해소하고 있다. 경주시는 3대의 무인헬기를 도입, 작목반이나 일반 농가에 지원하고 있다.

쌀 생산비 줄이기를 위한 투자는 이뿐만이 아니다. 모내기 대신 무논에 싹을 틔운 볍씨를 직접 뿌리는 무논점파, 무인헬기 직파 등으로 생산비와 노동력을 30% 이상 줄이고 있다.

경주시는 이 같은 벼 생력화 재배단지를 지난해 530㏊, 올해 600㏊, 2020년까지 1,000㏊로 확대할 방침이다.

경주시는 전국 사육두수 2위인 한우 등 축산업을 경주 농업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분야로 꼽았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산업으로 규정하고, 가축 종류별 생산성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축개량사업과 자동화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고품질 한우 젖소 돼지 닭 등을 생산하기 위해 우선 형질이 우수한 새끼 생산이 급선무라고 보고 관련 지원을 늘리고 있다.

구제역 조류인플루엔자 등이 수시로 발병함에 따라 가축전염병 예방은 축산업의 사활을 가르는 일이 됐다. 경주시는 거점소독시설 설치, 24시간 상황근무, 희망농원 중점관리 등 가축전염병 차단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에서 경주의 가축산업을 지켜내고 있다.

경주시 관계자는 “농업인구와 생산액이 전체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줄었다지만 경주에서 농업은 여전히 중요한 한 축이고, 안보차원에서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분야”라며 “예로부터 해 오던 관행농업으로는 결코 살아날 수 없는 만큼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성웅기자 k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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