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냄새(구취)를 없애기 위해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음식물 부패로 인한 입 냄새를 없애는데 효과가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구강청결제를 장기간 사용하다간 자칫 구강칸디다증, 구강암 등에 노출될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정표 경희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교수는 “구강청결제에 치료를 위해 넣은 약 성분을 녹이기 위한 용매(알코올) 때문에 점막 위 타액의 면역성 방어벽을 허물어뜨리기에 구강 건강에 나쁘게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즉, 구강청결제를 장기 사용하면 입속 유해세균만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 세균까지 없애 면역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구강청결제에는 항균 효과를 내기 위한 화학성분과 치약을 대신하는 계면활성제, 충치 예방을 위한 불소 성분, 청량감을 주기 위한 알코올 성분 등이 함유돼 있다. 구강청결제는 구강위생관리 보조용품 중 하나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의약외품(구중청량제)이다.
주성분은 불화나트륨 염화세틸피리디늄 멘톨 살리실산메틸 등이다. 불화나트륨은 충치균에 의한 치아 부식을 막고, 치아를 단단하게 해 충치를 예방한다. 염화세틸피리디늄은 구강 내 유해균 증식을 억제하고 유해균이 치아표면에 달라붙어 만드는 치태(플라그) 생성을 예방하는 항균 성분이다. 이밖에 쓴 맛을 줄여 주는 감미제와 청량감을 위해 알코올도 포함돼 있다.
이런 성분에 민감한 사람이나 어린이는 반드시 함량을 확인하고 구매하는 게 좋다. 또한 색깔이 있는 제품은 인공 색소가 함유돼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한국산업표준(KS)에서는 알코올이 함유된 구강청결제는 알코올 함량을 표시하고 '6세 이하 어린이 사용 금지'를 알리는 경고 문구 표시를 권장하고 있다.
홍 교수는 “구강청결제를 장기간 사용하면 입안의 곰팡이가 지나치게 늘어나 구강칸디다증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는 항생제와 스테로이드에 의해 정상적인 입안 세균이 바뀌거나 억제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구강청결제를 장기 사용하면 구강칸디다증이 생기면 구강 안에 흰 막이 생기고 그 밑 점막이 헐어 문드러질 수 있다. 게다가 냄새 나고 불결한 구강을 방치한 채 구강청결제만 오래 사용하다간 구강암이 생길 수도 있다.
이밖에 구강청결제를 하루 2회 이상 사용하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카우무디 조시푸라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교수가 지난해 9월 20일 미국 산화질소학회보에 게재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구강청결제를 매일 최소한 2회 사용한 참가자는 1회 이하로 사용한 사람보다 제2형 당뇨나 당뇨병 전 단계가 될 확률이 55% 높아졌다.
다만 면역력이 크게 떨어진 사람은 곰팡이를 억제하는 성분이 함유된 구강청결제를 사용하는 게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될 수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