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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전 ‘염순덕 상사 피살’ 용의자 숨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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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전 ‘염순덕 상사 피살’ 용의자 숨져…

입력
2018.03.23 11:33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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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앞둔 기무사 소속 원사

승용차서 번개탄 피운 채 숨져

민간인 신분 되면 본격 조사 예정

수사망 좁혀 오자 부담 가능성도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장기미제사건인 ‘가평 염순덕 상사 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최근 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경기북부경찰청 미제사건전담팀 등에 따르면 국군기무사령부 소속 A원사가 지난 2월 20일 오전 4시 30분쯤 충북 청주시에서 승용차 안에 번개탄을 피운 채 숨진 것을 경찰이 발견했다. A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숨진 A씨는 17년 전 일어난 ‘염순덕 상사 피살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그간 경찰과 군 헌병대의 수사를 받아왔다. 이 사건은 2001년 12월 11일 경기 가평군의 한 도로에서 일어났다. 수도기계화보병사단 소속 염순덕(당시 35세) 상사가 부대 동료들과 술을 마신 뒤 귀가하던 중 둔기에 맞아 숨진 채 발견된 것이다. 염 상사의 사인은 두개골 골절에 의한 두부 손상으로 밝혀졌다.

당시 군과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확보한 담배꽁초 2개에서 염 상사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던 동료 군인 A씨와 B씨의 유전자가 검출됨에 따라 이 두명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수사했다. 그러나 사건 발생 당시 ‘다른 곳에 있었다”는 두 사람의 알리바이가 받아들여지면서 수사가 난항에 빠져, 수사는 종결됐다.

영구 장기미제사건으로 묻힐 뻔한 사건은 발생 15년만인 2016년 살인사건의 공소시효를 폐지한 이른바 ‘태완이법’이 시행되면서 경찰이 전면 재수사에 착수했고, A씨와 B씨가 제시한 알리바이가 거짓이었다는 다른 동료의 증언이 나오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경찰은 전역을 앞둔 A씨가 민간인 신분이 되면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예정이었다.

경찰은 A씨가 자신에 대한 수사망이 좁혀오는 데 대한 부담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에 대해 조사하는 한편 사건 당일 함께 술자리를 한 B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군으로부터 A씨의 유서 등 관련 자료 등을 넘겨받아 수사를 계속 한다는 방침이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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