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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제40대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최대집(46) 당선자의 과거 발언이다. 최 당선자는 지난해 초 ‘자유통일해방군’ 창설 위원장을 자처하고 극단적 보수단체에서 적극적으로 활동해 왔다. 이렇게 편향된 정치색 때문에 의사 사회에서조차 정부와의 협상 당사자인 직능단체 대표로서 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최 당선자가 약 4만명의 의사 중 2만1,53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29.67%인 6,392표를 획득해 최종 당선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말 내내 인터넷 게시판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최 당선자의 과거 발언과 영상 등이 활발하게 공유됐다. 한 네티즌은 “문재인 케어, 건보 수가 문제 등 현안이 많은데 이런 사람이 대표라면 국민적 공감대를 얻기 힘들 것”이라며 “왜 의사 사회가 이러한 선택을 했는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고 질문했다.
실제로 의사 중에도 ‘민망하다’는 반응이 일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의사단체 관계자는 “투쟁과 현 정부를 반대하는 강경노선만 펼치다 좌초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상당수 의사들이 “문재인 케어를 반드시 저지해야 한다는 생각에 강경파를 뽑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자신은 투표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한 의사는 “여태까지 의사들의 요구를 대변해 달라며 의협 수장을 뽑아 놓으면 정부와 협상 과정에서 물러지기 일쑤였다”며 “정치색에 동의하지 않더라도 파업도 불사하는 강경파를 뽑아야 정부와 대결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 투표했다는 의사가 많다”고 말했다. 역시 익명을 요구한 전 의협 관계자는 “의사들이 최 후보를 당선시킨 것은 결국 싸울 줄 아는 이를 뽑아 문재인 케어를 막겠다는 절박함 때문”이라면서 “오직 문재인 케어 저지를 위해 태어난 집행부”라고 말했다.
특히 문재인 케어의 핵심 내용 중 하나인 ‘예비급여’와 ‘비급여의 전면급여화’ 정책으로 손해를 볼 개원의들의 반발이 가장 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의사들이 낮은 수가를 보전하기 위해 비급여 시술을 권하고 이에 따라 의료 소비자가 보장성 강화에도 불구하고 계속 높은 의료비를 부담하는 상황을 개선하고자 비급여 부분을 전면 급여화하겠다는 정책에 반발했다는 것이다.
최진주기자ㆍ김치중 의학전문기자
▲최대집 당선자가 지난해 9월 열린 의협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추무진 회장에 대한 불신임안이 부결되자 단상에 머리를 부딪치는 모습(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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