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비밀 누설도 드러나
복지부에 면허취소도 추진
지난해 11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배우 유아인에게 ‘경조증’이 의심된다고 주장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모씨가 결국 소속 의학회에서 제명당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지난 24일 올 상반기 정기대의원회를 개최해 김씨를 제명했다고 26일 밝혔다(관련기사 본보 3월 13일자 13면).
당시 김 전문의는 SNS에서 네티즌과 설전을 벌인 유씨에게 “급성 경조증이 유발될 수 있다. 지금이 문제가 아니라 후폭풍과 유사한 우울증으로 빠지면 매우 위험하다”라고 공개 경고해 논란이 일었다. 김 전문의는 추후 유씨의 상태가 염려돼 이 같은 글을 올렸다고 해명했지만 “당사자와 실제로 만나보지도 않은 채 공개 진단을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의사의 본분을 망각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권준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26일 본보에 “회의에 참석한 절대다수의 대의원들은 김씨가 정신과 전문의로서 자신이 직접 진료하지 않은 특정인(공인)의 정신적 상태에 대해 전문가적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비윤리적 행위로 정신과 의사의 명예를 실추시키고, 국민적 신뢰를 저버린 심각한 과오로 판단, 제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학회에서는 제명과 함께 보건복지부에 김씨의 전문의 면허취소도 요청할 계획이다. 권 이사장은 “윤리위원회 조사 결과 김씨가 자신이 장기간 진료하던 환자의 신상정보와 진료 중 알게 된 비밀을 자신의 SNS에 폭로한 사실이 드러나 복지부에 고발조치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료법 제19조(정보 누설 금지)에 따르면 의료인은 의료행위를 통해 알게 된 정보를 타인에게 누설하거나 부당한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
신경정신의학회 윤리위원회 측은 “올 1월 조사과정 중 김씨의 환자로부터 김씨가 자신의 신상 및 진료정보를 누설했다는 투서가 접수돼 진상조사를 벌인 결과 사실로 드러났다”고 전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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