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Metoo)’ 운동의 반작용으로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유투(YouTooㆍ당신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 운동이 등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성폭력 무고 사례를 폭로해 남성들이 억울하게 성범죄자 누명을 쓰지 않게 하겠다는 취지이지만, 미투 운동의 본질을 흐리고 피해자들의 문제 제기를 위축 시킬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따르면, 이달 초 개설된 페이스북 페이지 ‘유투 #YouToo’는 최근 팔로워 수 200명을 돌파했다. 많은 수는 아니지만 ‘미투 운동’에 반감을 가진 일부 남성들이 동조하는 모양새다.
운영자에 따르면, ‘유투 운동’의 목적은 세 가지다. ▦변질된 ‘미투 운동’의 견제와 감시 ▦성폭력 무고 사례 고발 ▦남성 징병제 반대 및 남성, 여성에게 동등한 국방의 의무 부여다. 운영자는 “여성인권운동에 대한 관심과 사회적 논의는 활발한 반면, 남성의 인권을 보호하고 남성이 당하는 역차별을 막기 위한 사회적 운동은 상대적으로 너무 빈약하다”고 주장하며 개설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남성에 대한 인권 침해와 차별에 대한 발언은 여성이 당한 차별과 피해가 더 크다는 주장과 인식에 무시당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운영자는 미투 운동이 ‘마녀사냥’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런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미러링’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미러링’은 상대방의 말투나 행동을 일부러 따라 해 문제점을 개진하는 방식이다. 운영자는 “페미니즘, 미투 운동 등 친여성적 사회 운동이 변질돼 남성 차별이나 피해를 일으키는 부작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감시하고, 견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유투 운동’은 새로운 논란 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미투 운동’에서 드러난 한국 사회의 남성 중심 문화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없이, 남성을 피해자로 간주해 반발을 사고 있다.
이른바 ‘별점 테러’가 활발해지면서 일부 남성과 여성 간의 성 갈등 양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미투는 다른 피해자가 생기지 않기 위한 운동인데, 이 운동을 모욕하고 있다”며 페이지 평가란에 최저점인 1점을 줬다. 반면 ‘유투 운동’에 동조하는 네티즌은 페이지에 최고점인 5점을 주는 식으로 맞서고 있다.
이택광 경희대 글로벌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유투 운동은 남성들의 일종의 ‘백래시(반발)’인데, 이런 운동이 생겨나는 것 자체가 한국 사회에 왜 미투가 필요한지 보여주는 반증”이라며 “(미투 운동은) 약자에 대한 배려 문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여성은 한국 사회의 그림자 같은 존재였다”며 “미투 과정에서 무고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만, 그것은 그것대로 처리하면 되는데, 남성들이 (무턱대고) ‘억울하다’고 말하는 건 이론적, 역사적으로도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양원모 기자 ingodzo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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