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중국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 특별 열차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4월과 5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잇달아 앞둔 민감한 시기인 만큼 북한 ‘최고위급’으로 추정되는 열차 탑승 인물의 정체에 대해서도 추측이 난무한다.
일본 NTV 등 해외 언론들은 열차 앞부분에 붉은 번호판이 부착되어 있고 녹색 바탕의 객차 옆면에 노란색 선이 그려져 있는 점을 들어 김정일 전 북한 국방위원장이 2011년 중국 방문에 사용한 것과 같은 열차로 추정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또는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탑승했을 것으로 보는 근거이기도 하다.
#김정일의 특별 열차는 ‘전시 중’
그러나 김정일이 2000년과 2001년, 2011년 중국과 러시아를 방문하던 당시 이용한 특별 열차의 집무용 객차는 현재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유품관에 전시돼 있다. 따라서 이번 특별 열차는 김정은 집권 후 집무용 객차를 새로 제작해 연결했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1호 열차’ 내부의 모습은 과거 몇 차례 공개됐다. 2012년 12월 19일과 2013년 12월 15일 김정은 위원장이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한 영상에 소개된 김정일의 전용 객차 내부에는 벽걸이 TV와 고급 목제 책상, 크림색 소파가 갖춰져 있고 창문엔 흰색 커튼이 쳐져 있었다. 책상 위엔 노트북 컴퓨터와 재떨이가 놓여 있고, 의자 옆에 놓인 전화기 2대도 눈에 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용하는 ‘1호 열차’ 내부도 2014년 조선중앙TV가 방영한 기록영화에서 공개됐는데, 영상 속에서 김 위원장은 흰색 계통의 인테리어를 갖춘 회의실에서 최룡혜 등과 회의를 하고 있다.
#경호 위해 쌍둥이 선행 열차 운용
회의실과 접견실, 침실 등이 갖춰진 북한의 ‘1호 열차’는 방탄 설비가 돼 있는 것은 물론 선로 안전 등을 점검하기 위해 경호 요원 등이 탄 쌍둥이 열차가 앞장 서 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1년 5월 방중 때 이 쌍둥이 선행 열차로 보이는 열차가 포착되기도 했는데, 이 열차의 정면에 부착된 고유번호는 ‘DF11z-0001B’로 2010년 8월 30일에 포착된 김 전 위원장의 열차 번호인 ‘DF11z-0001A’와 마지막 알파벳만을 제외하고 동일했다.
26일 베이징에 도착한 북한 특별 열차의 고유번호는 아직까지 또렷한 영상이나 사진이 나오지 않아 확인되지 않고 있다.
김주성 기자 poe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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