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이 경찰을 '미친개'라고 한 표현을 거두고 "거친 논평이었다"고 사과했다.
장 대변인은 27일 밤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적어 올렸다. 그는 "거친 논평으로 마음을 다치신 일선 경찰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저는 경찰을 사랑한다. 제 의정 생활 중 4년을 행정안전위원으로서 경찰과 함께해 왔다. 경찰의 인권과 권익향상, 예산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고 밝혔다.
장 대변인은 "앞으로도 경찰의 발전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아울러 경찰을 권력으로부터 독립시키기 위한 노력은 한층 더 가열차게 해 나갈 것임을 밝힌다"고 강조했다. 또 장 대변인은 "특히,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밤낮없이 뛰고 있는 자유한국당의 모든 후보자들께 죄송한 마음 전한다"며 당을 향한 사과도 잊지 않았다.
앞서 장 대변인은 거친 논평으로 경찰에게 "사과 요구"를 받아왔다. 22일 장 대변인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정론관에서 울산경찰청의 압수수색을 두고 '울산경찰 정치공작 게이트'라며 긴급 브리핑을 했다. 이날 장 대변인은 "경찰이 급기야 정신줄을 놓았다. 정권의 사냥개가 광견병까지 걸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닥치는 대로 물어뜯기 시작했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의 브리핑 이후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불쾌감을 드러냈다. 황 청장은 "(자유한국당 브리핑) 표현방식이 지나치게 거칠어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며 "앞으로 흔들림 없이,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명정대한 수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국 경찰 온라인 모임인 '폴네티앙'에서도 장 대변인의 지역구(부산 사상) 사무실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한편, 장 대변인의 페이스북 사과문이 공개된 후 경찰 내부에서는 "경찰을 이리저리 간 보는 것 같다"는 등 비판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페이스북 페이지 '경찰인권센터'에는 "정식 브리핑으로 경찰과 경찰 가족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고 이제 와서 SNS로 사과하고 그것도 일부 사과로 마지못해서 하는 게 사과인가", "진정성이 하나도 없는 사과. 페이스북 사과가 공식적인 사과인가"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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