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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꽃가루 알레르기’ 너무 걱정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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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백 ‘꽃가루 알레르기’ 너무 걱정 마세요

입력
2018.03.2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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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가루 날리는 4월 한 달만 피하면 문제없어

버드나무ㆍ수양버들 알레르기 유발하지 않아

감기로 오해도… 피부시험ㆍ피-혈청 검사 필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일부 언론에서 편백나무가 봄철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범이라는 보도가 나온 후 산림청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보통 편백나무는 피톤치드가 풍부하게 발산돼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염증을 완화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오히려 꽃가루 알레르기의 주범이라니 어떻게 된 일이냐는 질문이다.

전문가들은 편백이 참나무처럼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지만 봄철에 한정돼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는 “편백에서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는 4~5월까지인데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면 4월말까지 조심해야 한다”며 “이 시기가 지나면 오히려 편백나무에서 발생하는 피톤치드가 아토피 피부염 등 알레르기성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지만 봄철만 피하면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산림청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수목은 참나무 소나무 자작나무 오리나무 너도밤나무 뽕나무 느릅나무 순”이라며 “우리나라의 편백 조림면적은 14만 헥타르(ha)로 전체의 5%에 불과해 꽃가루 알레르기를 염려할 수준이 아니다”고 밝혔다.

봄철에 꽃가루가 날리지만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 수종도 있다. 박중원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대중에게 버드나무, 수양버들에서 날리는 솜털 달린 씨가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킨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 이들 수종은 꽃가루 알레르기를 유발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 대기에서 가장 많이 관찰되는 소나무 꽃가루도 알레르기 면역반응을 잘 일으키지 않아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산업혁명 초기인 1919년 영국에서 처음 보고됐지만 아직 발병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질환 중 하나다. 산업혁명 후 200년간 인간의 유전정보에 변화가 없고, 대기 중에 날리는 꽃가루 양도 별 차이가 없는데 꽃가루 알레르기는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환경변화, 대기오염 등이 원인으로 추정될 뿐”이라고 말했다. 디젤자동차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에 의해 꽃가루 알레르기 면역반응이 잘 유발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꽃가루 알레르기는 다양한 증상으로 표출된다. 콧물, 재채기, 코 막힘, 코 가려움 등 코 증상과 함께 눈 가려움증, 눈물, 이물감 등을 호소하는 눈 관련 질환도 발생한다. 두통과 함께 열이 발생해 꽃가루 알레르기를 환절기에 잘 걸리는 감기로 오인하는 이들도 많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하면 기관지천식 발작으로 호흡곤란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꽃가루가 집중적으로 날리는 4월말까지 낮에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다. 꽃가루는 낮에 대기 중에 떠다니지만 밤에는 지표면에 가라앉기 때문이다. 꽃가루 알레르기로 인해 악화된 비염, 결막염, 천식 등 염증질환은 밤부터 새벽에 증세가 악화된다. 이들 환자들이 아침에 증상이 심해졌다고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비염 환자는 외출 후 식염수나 옅은 소금물로 코 속을 깨끗이 씻으면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가족 가운데 꽃가루 알레르기가 심한 이가 있다면 집안에 꽃나무, 화초 등을 기르는 것을 자제해야 한다.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꽃가루 알레르기가 개선되지 않으면 약물과 면역치료를 통해 꽃가루 알레르기를 예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약물치료는 항히스타민제, 국소 스테로이드제, 코로몰린 안약 등이 사용된다. 약물치료는 꽃가루 시즌이 종료되면 치료를 중단한다.

약물로 치료가 되지 않는 환자는 면역치료가 필요하다. 박 교수는 “치료와 관련된 약물을 3개월 정도 면역치료제를 주사로 투여 한다”며 “이 치료가 듣지 않으면 한 달에 1회 접종하는 유지치료를 3~5년 정도 실시 한다”고 말했다.

꽃가루 알레르기 유무는 알레르기 피부시험과 피ㆍ혈청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다. 검사를 통해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를 찾아 면역치료와 면역치료제 처방이 필요한지 판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꽃가루 알레르기를 감기로 오인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피부시험과 피ㆍ혈청검사를 통해 치료대상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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