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심당 전 직원, 쇳조각 등으로 민원 끊이지 않았다 주장
2016년 4월 빵에서 노란색 포스트잇 나와 클레임도
성심당 측, 일부 이물질 문제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은 감추기 급급
대전의 대표제과업체인 성심당에서 발생한 ‘이물질 민원’은 고질적으로 반복돼 온 문제라는 전 성심당 직원의 주장이 나왔다. 이 주장은 2년 전 빵에서 커다란 메모지가 나와 클레임을 제기했다는 소비자의 제보까지 나오면서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성심당 측은 일부 이물질 문제에 대해선 인정하면서도 구체적 내용에 대해선 감추기에 급급하다.
성심당 전 직원 A씨는 제보를 통해 “이물질 사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빵 등에서 지퍼뿐만 아니라 쇳조각이나 비닐, 머리카락 등의 이물질 클레임이 계속 들어왔다”고 주장했다.
A씨는 “회사에 다니면서 이물질 문제가 심각한 것을 보고 고민을 많이 했었다”며 “현직에 있을 때는 도저히 못하다 퇴사 후 성심당의 이물질 사건 기사를 보고 용기를 내 제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A씨는 “소비자가 고소나 제보를 한다고 해 회사 측에서 빌다시피 해 무마시킨 적이 있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신입사원 오리엔테이션 때 이물질 클레임이 많으니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는 교육을 하기도 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
A씨는 그러면서 “음식을 다룬다(만든다)는 게 기계나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나 부주의, 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 이물질이 들어갈 때가 있다”며 “음식을 만들어 팔 때는 위생이 최우선순위가 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소비자는 2년 전 성심당에서 구입한 빵에서 커다란 메모지가 나와 클레임을 제기했다는 제보를 해 왔다. B씨는 “2016년 4월 성심당에서 구입한 빵에서 메모가 적힌 노란색 포스트잇이 나와 고객센터에 전화하니 다짜고짜 ‘무엇을 원하냐. 빵값 다 돌려주겠다’는 등 사과 한 마디 없이 막무가내로 나와 화가 났다”고 주장했다. B씨는 이어 “높은 사람을 바꾸라. 그냥 안 넘어가겠다고 하니 높은 자리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이 ‘다음부터는 직원 교육을 잘 시키겠다’고 해 더 이상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는데 결국 또 이번에 사건이 터졌다”고 했다. B씨는 이런 내용과 함께 당시 찍어두었던 빵과 그 안에서 나온 메모지 사진을 보내왔다.
성심당 이물질 사태는 직원 부주의나 제조 공정 상의 허점 탓일 가능성이 있다. 기계로 빵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작은 메모지가 바람에 날리는 등 여러 이유로 이물질 등이 빵 반죽이나 속 재료 등에 들어갔을 때 이를 확인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성심당 고위 관계자는 “부추빵에서 지퍼 손잡이가 나온 것은 제조 과정에서 미처 확인하지 못해 벌어질 일로, 고객들께 진심으로 사과 드린다”며 “금속탐지기 같은 게 설치돼 있지 않다. 아무리 위생에 신경을 써도 머리카락 등 이물질이 가끔 나와 어렵다.지만 더욱 위생에 신경 쓰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2년 전 제기된 메모지 클레임 등 성심당에 제기된 이물질 민원 현황에 대한 확인 요청에 대해 “(우리) 약점이다. 음식업에는 진짜 치명적이다. 제일 어려운 치부로 감추고 싶은 건데 그걸 밝힐 수는 없다”고 거절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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