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 여부 북미정상회담에 달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논의 틀로서 6자회담 복귀에 동의한다는 뜻을 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5일 복수의 북중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고, 김 위원장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북미 정상회담에서 이러한 뜻을 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은 6자회담이 북한의 ‘시간벌기’에 사용될 수 있다고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회담으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북중 정상회담 이후 작성된 중국 측 내부 자료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재개에 동의하고, 이를 시 주석에게 전달했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 북중 정상회담을 제안한 쪽이 북한이었다는 설명으로,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방중을 실현하기 위해 중국이 계속 요구해 온 ‘6자회담 복귀’ 카드를 내밀었다는 분석이다.
6자회담은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 해결을 논의하는 틀로, 지난 2003년부터 시작해 남북한을 포함해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가 참여했다. 2007년 9월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총 여섯 차례가 열렸다. 중국은 6자회담 의장국으로서 한반도 주변 정세 관리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꾸준히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해 왔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3년 “더 이상의 6자회담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중단을 선언한 바 있어, 이번 의사 표명은 기존 방침에 있어 전환점으로 해석될 수 있다.
관건은 6자회담에 대한 미국내 신중론이다. 한 북중 관계자는 “회담 재개 여부를 구체적으로 탐색하는 것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회담 재개 여부는 5월 북미 정상회담에 달린 셈으로, 북중 정상회담 발표문에 6자회담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지 않은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한편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이 4,5일 러시아를 방문했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할 예정이어서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의견 교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도쿄=김회경 특파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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