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준공 2조원대 생산효과
안성시, 道에 조속 교통심의 건의
평택시 “교통 체증 유발” 불만에
심의 결정 2번이나 보류 돼
상수원 보호 갈등 이어 또 충돌
경기 안성시와 평택시는 안성천 한 우물을 수천 년 나눠 마시며 함께 살아온 이웃사촌이다. 그런데 요즘 두 동네가 사사건건 충돌하고 있다. 평택 송탄ㆍ유천취수장 상류 규제를 풀라며 안성시가 수년째 평택시를 공격하더니, 최근엔 안성시의 대형 복합쇼핑몰 허가를 두고 평택시가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5일 안성시 등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평택시와 접한 안성시 공도읍 진사리 옛 쌍용자동차 출고장 부지 23만4,000여㎡에 6,000억 원을 들여 지하 2층, 지상 6층 규모의 할인점과 창고형 매장, 스포츠ㆍ문화시설이 들어서는 ‘스타필드 안성’을 2020년 준공할 예정이다.
신세계는 이곳을 찾는 하루 교통량만 평일 2만8,000대, 휴일 4만3,000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안성시는 4,000개 일자리 창출과 인구유입, 2조원대 생산유발효과 등을 내세워 적극 반겼다. 지난해 11월부터 교통영향평가를 진행 중인 경기도에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서둘러 심의를 완료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
하지만 평택시는 스타필드 안성 입점이 탐탁지 않다는 반응이다. 지역상권 붕괴, 교통체증 유발, 대기오염 등이 그 이유다. 평택시는 지난해 12월 경기도에 교통대책 등의 마련도 촉구했다. 평택시가 내건 조건은 ▦38번 국도 우회로 개설 ▦평안지하도 연장 ▦안성 나들목(IC) 진출부 직결램프 설치 등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혜성 평택시 교통행정팀 주무관은 “국도와 고속도로를 통과한 차량 모두가 38번 국도 교차로 1곳에서 스타필드를 드나들게 설계돼 있다”며 “애초 신세계가 안성시에 냈던 계획보다 건축규모가 6.3배 늘었는데도 교통대책은 같아 우려가 크다”고 설명했다.
평택시의 요구에 지난 2월 경기도가 두 번째로 연 심의에서도 결정이 보류됐다. 황인문 경기도 교통평가팀장은 “교통 개선대책을 보완하라는 심의위원들의 지적이 있었다”고 했다.
소식을 들은 안성시는 불쾌한 반응이다. 박청림 안성시 교통시설팀 주무관은 “평택시가 거의 택지개발 수준의 무리한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안성시를 지역구로 둔 천동현 도의원은 38국도 우회도로 공사비가 3,000억원, 평안지하도 연장 730억원 등 4,000억원대 도로정비 사업을 평택시가 낸 것으로 분석했다.
안성시와 평택시는 ‘먹는 물’ 규제 등을 놓고도 감정의 골이 깊다. 1979년 평택시의 상수원을 공급하는 유천 취수장이 설치되면서 상류인 안성지역 0.956㎢가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여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1983년 경계 조정으로 안성시 땅 1,080만여㎡가 평택시로 편입되는 과정, 1997년 경부고속도로 IC 명칭변경을 두고 갈등이 있었다.
이정철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공존협력연구소 박사는 “어떤 사업이든 추진 단계에서부터 정보를 공유하고 협의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며 “일방적으로 추진한 뒤 통보하는 방식으로는 갈등을 풀어내기 어렵다”고 조언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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