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에서 불법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던 중 자신이 고용한 프로그래머를 때려 숨지게 한 ‘파타야 프로그래머 살인’ 용의자가 베트남에서 검거된 지 3주 만에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청은 5일 오후 9시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베트남에서 검거한 주범 김모(33)씨를 국내로 송환했다고 6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달 14일 현지에서 검거됐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5년 11월 태국 파타야의 한 리조트에서 자신이 고용한 프로그래머 임모(26)씨를 한국인 두 명과 함께 폭행, 살해한 후 시신을 유기한 혐의다. 김씨 등은 살해 전부터 ‘군기를 잡는다’는 이유로 임씨를 상습 폭행했고, 살해 당일에는 임씨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폭행 피해 사실을 올린 것에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다.
김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한국인 피의자 두 명은 사건 이후 자수하거나 검거됐으나 김씨는 사건 이후 베트남으로 도주, 최근까지 도피 행각을 이어갔다. 경찰은 사건 발생 직후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에 김씨에 대한 적색수배를 신청하고 베트남 공안에 공조수사를 요청하는 한편 피의자에 대한 국내 추적 수사도 진행했다.
지난해 7월 한 방송사 탐사보도 프로그램에 사건이 소개되면서 첩보들이 경찰에 접수됐고, 지난달 베트남의 한인식당에 김씨가 은신 중이라는 제보가 들어오면서 검거에 성공했다. 통상 검거에서 강제송환까지 2개월이 소요되지만 베트남에 파견된 천현길 경찰영사 등 한국 경찰과 현지 경찰의 공조로 신속하게 송환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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