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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통과의례? 알레르기 질환 방치하면 목숨까지 잃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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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통과의례? 알레르기 질환 방치하면 목숨까지 잃어요

입력
2018.04.09 21: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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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단자ㆍ혈액검사로 원인 파악

3~5년간 면역요법 치료하면 호전

벌에 쏘여 전신알레르기 발생 땐

에피네프린 주사 맞고 경과 봐야

비염ㆍ기관지염 등이 만성기침 원인

천식에 흡입제 치료가 효과적

알레르기질환이 심해지는 계절이다. 심해진 일교차나 미세먼지, 꽃가루 등에 자주 노출되면서 재채기와 코막힘, 콧물, 가려움증 같은 증상을 달고 다니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미세먼지가 많아진 날에는 비염이나 천식이 악화된다. 초미세먼지는 기관지와 폐 깊숙이 침투해 호흡기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알레르기질환 전문가’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경기도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장)에게 알레르기질환 치료법을 들어봤다. 장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꾸준히 잘 치료하고 관리하면 좋아질 수 있다”고 했다.

-봄이면 알레르기가 심해지는데.

“봄이 되면 천식, 알레르기비염, 알레르기결막염, 아토피성 피부염, 만성 기침 등과 같은 알레르기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봄철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원인 물질은 나무꽃가루이다. 오리나무, 자작나무, 참나무, 일본삼나무 등이 대표적이다. 대부분 지름이 20~60마이크로미터인 바람에 날리는 풍매화의 꽃가루가 원인이 된다. 또한 환절기 급격한 기온 변화, 황사, 미세먼지로 인한 자극도 알레르기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이다.”

-알레르기질환 예방을 위한 방법이라면.

“봄마다 알레르기질환이 생긴다면 미리 진단을 받고 필요한 약을 제때 사용하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 반응은 일종의 면역반응으로 꽃가루 같은 원인물질인 알레르겐에 노출되면서 증상이 생길 수밖에 없다. 때문에 우선은 알레르기 피부단자시험이나 혈액검사로 원인을 진단해야 한다. 그리고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체내에 피하주사 또는 설하요법으로 조금씩 투여하는 면역요법치료를 3~5년 정도 받으면 봄이 돼도 알레르기가 생기지 않고 잘 지낼 수 있다. 또한 황사나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을 삼가고 외출할 때에는 보건마스크를 착용하는 게 도움이 된다.”

-알레르기성 쇼크, ‘아나필락시스’란.

“벌에 쏘여 사람이 죽었다는 뉴스를 접해보았을 거다. 아나필락시스가 바로 그것이다. 원인물질에 노출된 후 전신 알레르기 반응이 급격히 일어나 생명을 위협하는 반응이다. 피부에는 두드러기, 혈관부종, 홍반, 가려움증 등이 생기면서, 호흡기계로는 목안이 붓거나 숨이 차고 쌕쌕 거릴 수 있다. 심혈관계로는 어지럼증, 저혈압이 발생할 수 있다. 소화기계통으로는 구역, 구토, 복통이 생긴다. 신경계로는 의식 저하나 소실 등이 생길 수 있다. 증상이 하나의 계통에서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두 가지 이상의 계통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벌뿐만 아니라 쏘는 개미 등 곤충독, 음식물이나 약물이 원인일 수도 있다.

어떤 사람에게는 운동을 하면 나타나기도 한다.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면 곧바로 응급실로 가서 에피네프린 주사를 맞아야 한다. 증상이 호전돼도 2차 반응이 나타날 수 있어 한동안 병원에서 대기해야 한다. 한 번 아나필락시스가 생기면 또다시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전문의를 만나 정확한 원인을 찾고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그런 다음 원인에 따른 대처 방안을 교육을 받고 응급상황에 스스로 사용할 수 있는 ‘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을 처방 받아 가지고 다니는 게 중요하다.”

-어린이에게 식품알레르기 환자가 급증하는데.

“천식, 알레르기비염, 아토피성 피부염에 이어 식품알레르기도 늘고 있다. 성인에서는 약 3%, 어린이에서는 6~8% 정도로 발생한다. 증상은 사과 등 과일을 먹었을 때 접촉한 구강과 입주변에 나타나는 구강알레르기증후군부터 전신적인 두드러기, 혈관부종, 아토피성 피부염, 호산구 질환, 생명을 위협하는 아나필락시스까지 다양하다. 이런 식품알레르기는 우유 달걀 콩 견과류 밀가루 땅콩 어류 어패류 갑각류 메밀 등이 흔히 문제가 된다. 하지만 사람마다 원인 식품이 다르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게 중요하다. 증상이 경미하다면 알레르기약을 예방적으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면 해당 음식을 피하는 게 좋다. 가공식품을 먹을 때에는 성분표시를 확인하고 성분이 불분명한 것은 삼가야 한다. 특히 외식할 때도 원인식품이 사용됐는지를 늘 확인해야 한다. 식품을 조리할 때도 도마 등 조리 기구를 따로 사용해 원인식품에 교차 오염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성적인 기침도 알레르기 질환인가.

“만성 기침은 의학적으로 8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을 말한다. 4대 요인 중 3가지 요인이 알레르기질환과 관계 있다. 비염이나 축농증과 관계가 많은 상기도기침증후군, 천식, 호산구성 기관지염이 3대 요인이다. 위식도역류질환도 원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침이 잘 낫지 않으면 알레르기질환 때문에 생기는 기침은 아닌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드물게는 혈압약, 결핵이나 폐암 등이 원인인 수도 있다.”

-알레르기질환을 방치하면 어떻게 되나.

“숨이 차고 쌕쌕 거리는 천식은 증상이 좋았다가 나빴다 하기를 반복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빙산의 일각일 뿐으로 기관지에 생긴 만성 염증을 꾸준히 치료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치료 효과가 높고 부작용이 적은 흡입스테로이드가 치료의 근간이다. 이를 규칙적으로 사용하면 천식으로 인한 입원, 응급실 방문은 물론 사망률도 줄일 수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 천식 환자 중 흡입스테로이드를 잘 사용하는 사람은 30% 정도에 불과하다. 1년에 2,000~3,000명 정도가 천식으로 사망하고 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올림픽 메달리스트 가운데 천식 환자가 많다. 천식도 잘 치료하고 증상을 조절하면 별 문제없이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아나필락시스도 죽을 뻔했지만 그 순간만 지나면 멀쩡해지므로 무시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다가 다시 목숨이 위험해져 고비를 몇 번 넘기고 나서야 알레르기전문의를 찾는 사람이 많다. 치료시기를 놓치게 되면 매우 위험한 상황이 생길 수 있으니 알레르기전문의와 함께 정확한 원인을 진단 받고 대비하는 게 중요하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기에 반드시 알레르기 전문의와 함께 정확한 원인을 진단 받고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알레르기 질환은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기에 반드시 알레르기 전문의와 함께 정확한 원인을 진단 받고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고질병인 알레르기질환도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하면 크게 호전될 수 있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장윤석 분당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고질병인 알레르기질환도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하면 크게 호전될 수 있다”고 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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