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월호 천막이 세워진 지 4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있었고, 그해 7월 14일 광장 남단에 세월호 천막이 들어섰다. 희생자 유가족들이 세월호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단식농성을 시작하며 천막이 세워진 것이다. 정부의 무기력한 대응과 소극적 진상 규명에 유가족들은 광장에서 단식을 시작했다.
단식이 시작되고 천막이 세워진 지 한 달 여가 지난 2014년 8월 16일, 한국을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들을 위로했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시복식을 위해 카퍼레이드를 벌이던 교황은 세월호 천막 앞에서 차를 멈추고, 직접 유가족을 찾았다. 그리고 교황은 힘들고 외로운 시간을 보내는 이들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십여 일이 갓 지난 8월 27일 어버이의 모임을 자처하는 단체의 회원들은 단식 중인 유가족을 조롱하며 천막 건너편에 자리를 잡고 자장면을 먹었다. 다음 달 6일에는 ‘일베’라는 이들도 이곳을 찾아 폭식 퍼포먼스를 벌였다. 더 도려내질 가슴이 없는 이들에게 상처가 더해졌다.
광장의 천막은 그곳을 지나는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에 섞여 희미해지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그 속에서 진실을 규명하라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고, 가족들과 자원봉사자들의 손에서 노란 리본은 계속 만들어졌다. 그리고 2016년 촛불의 물결이 이들을 감싸고 지나갔고, 2017년 광장 너머 멀리 보이는 청와대의 주인도 바뀌었다.
그렇게 4년이 지났다. 긴 시간이 지난 만큼 이제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라는 이들과 존치해야 한다는 이들의 갈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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