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전날 밤 시리아 공습을 감행한 지 하루도 안돼 “임무 완수(Mission Accomplished)”라는 트윗을 올리자, 미국 언론에선 조지 W.부시를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3년 이라크 전투 종료를 공식 선언하며 “임무 완수”라는 플랜카드를 내건 바 있는데, 이후에도 이라크 무장세력들의 게릴라 공격으로 미군 등이 사망하며 전쟁은 몇 년 간 계속됐다. 시리아 공습의 실효성 논란이 제기되는 와중에 이라크 전처럼 이번 시리아 공습이 미국의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공습을 감행한 다음날 아침인 14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전날 밤 완벽하게 공습을 수행했다”면서 “프랑스와 영국의 지혜와 그들의 훌륭한 군사력에 감사한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보다 더 좋은 결과는 있을 수 없다. 임무 완료!”라고 자화자찬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 공습을 ‘성공’으로 규정하면서 부시 전 대통령이 했다가 두고두고 후회한 말인 ‘임무완수’란 문구를 차용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6주만인 2003년 5월 1일 부시 대통령은 항공모함에 올라 ‘임무완수’라고 쓰인 플래카드 밑에서 “이라크에서의 주요 전투 작전은 종료됐다”고 선언했지만, 그 뒤로도 이라크 무장세력들의 반발로 수년간 전쟁은 더 이어졌다. 특히 대부분의 미군 사상자가 임무 완수 기자회견 이후에 발생했고, 이에 따라 미군 병력이 도리어 증강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당시 쓰였던 ‘임무완수’란 표현은 이라크전에서 빚어진 미국의 오판과 실수를 상징하는 말이 됐다.
부시 전 대통령은 섣부른 선언으로 이후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이 과정에서 백악관은 이 문구가 이라크에서의 군의 임무 종료를 뜻한 게 아니라 (부시 전 대통령이 승선했던) 항공모함이 10개월간의 임무를 완료했음을 가리킨 것이라며 구차한 해명을 내놓아야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2009년 1월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나면서 한 고별 기자회견에서도 ‘임무완수’ 선언을 임기 중 실수로 꼽으며 당시 상황을 직접 회고하기도 했다.
이번 시리아 공습에 대해서도 실효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대로 “임무 완수”가 될지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관측이 많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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