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지리산 반달가슴곰 어미 8마리로부터 총 11마리의 새끼가 탄생했다. 이로써 지리산 야생에 사는 반달가슴곰은 총 56마리로 늘어났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올해 2월부터 최근까지 지리산 야생에서 어미 6마리가 8마리의 새끼를, 전남 구례군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내 자연적응훈련장 어미 두 마리가 세 마리의 새끼를 출산했다고 15일 밝혔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3월 초 야생 반달가슴곰 암컷 두 마리에 부착한 발신기 배터리를 교체하고 건강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동면 포획’을 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각각 두 마리의 새끼를 출산한 것을 확인했다. 나머지 암컷 네 마리가 각각 한 마리의 새끼를 출산한 것은 새끼 울음소리로 확인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반달가슴곰의 동면굴은 해발 1,100m 이상 고지대에 위치하고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거대 암반 절벽에 있거나 넝쿨로 뒤덮여 있어 접근이나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들 어미 곰들은 지난해 6~8월경으로 추정되는 교미기에 각각 다른 수컷과 함께 활동해오다 지리산 일대 바위굴 등에서 동면하던 중 올해 1월 말쯤 출산한 것으로 보인다. 어미 곰 중 3마리(KF-59, KF-52, KF-47)는 야생에서 태어난 2세대 개체로, 이들 어미 곰이 새끼를 낳게 됨에 따라 3년 연속 3세대 개체가 출생하게 됐다.
앞서 종복원기술원도 자연적응훈련장에서 반달가슴곰 어미 두 마리가 각각 한 마리와 두 마리의 새끼를 출산한 것을 2월 말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한 바 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자연적응훈련장에서 태어난 새끼 세 마리를 오는 9월쯤 방사하게 되면 야생 반달가슴곰은 총 59마리로 늘어난다”며 “2020년 목표였던 최소 존속개체군 50마리 복원을 2년 앞당겨 달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증식에만 치중할 것이 아니라 반달곰 행동권에 대한 정밀한 관리체계 마련 등 서식지 안정화를 위한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KM53 곰이 6월과 7월 두 차례 경북 김천 수도산에서 발견되면서 서식지와 이동경로 확대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또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국립공원을 지키는 시민의 모임(이하 국시모)이 지난해 7월 환경부로부터 받은 ‘반달가슴곰 관리실태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 발신기 교체 주기를 놓쳐 배터리가 소진된 13마리와 야생에서 태어난 15마리 등 총 28마리의 위치추적이 불가능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정인철 국시모 사무국장은 “반달가슴곰 개체수 증식보다 서식지 확대와 안정화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며 “통신기술을 활용한 거점별 모니터링, 지자체 간 협력, 지역사회와의 공존 등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종선 환경부 자연보전정책관은 “반달가슴곰 복원사업의 1차 목표는 달성했지만, 중요한 것은 지리산 외 지역으로의 행동권 확대에 따른 서식환경 개선과 반달가슴곰과의 공존을 위한 지역사회의 관심과 노력”이라며 “인간과 반달가슴곰의 상호 피해예방과 공존 체계 조성을 위해 지역사회와 협력하고 필요한 지원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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