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내 영혼까지 아는 사람” 평가
미국 방문 때도 특별수행한 실세
“댓글 연루 드러나면 정권 게이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중의 복심으로 통한다. 2017년 대선에서는 후보 수행실장과 대변인을, 2015년 대선에서는 공보특별보좌관과 수행1팀장을 맡았다. 두 번의 대선 모두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문 대통령을 보좌했다. 문 대통령은 김 의원을 “내 영혼까지 아는 사람”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신뢰하고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권 창출의 주역인 김 의원은 대선 직후에는 한동안 청와대로 매일 출근하다시피 했다. 조기대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간 없이 시작하게 된 정권의 연착륙을 이끄는 역할을 맡았다. 양정철 전 대선캠프 비서실 부실장이 ‘3철 비선실세’라는 논란 속에 결국 2선으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던 것과 비견된다.
김 의원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기획분과 위원을 맡았고, 한동안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청와대 내부 회의에 앞서 열리는 사전 회의에도 꾸준히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석·보좌관회의 등 대통령 주재 회의에 앞서 열리는 사전회의는 임종석 비서실장과 송인배 제1부속비서관 등 최측근 핵심참모 소수만 참여하는 회의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비선실세 논란 가능성을 우려해 “특별보좌관 자리라도 맡아 공식적으로 활동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정부나 청와대의 공식 직함은 끝내 받지 않았다. 대신 청와대 진용이 갖춰지자 당으로 복귀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첫 해외 순방인 미국 국빈 방문에 나서면서 김 의원을 특별수행원 자격으로 동행하도록 했다. 특별수행원은 민주당에서는 문정왕후 어보 환수 임무를 맡은 안민석 의원과 김 의원이 유일했다. 일각에서는 사실상 친문 후계자 수업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 의원은 노무현-문재인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친노ㆍ친문계 적자이기도 하다. 참여정부 청와대에서 국정상황실 행정관을 시작으로 제1부속실 행정관, 연설기획비서관 등을 지냈다. 공보담당비서관으로 노 전 대통령 퇴임 때까지 곁을 지켰다. 퇴임 이후에도 노 전 대통령을 마지막까지 보좌해 ‘마지막 비서관’으로도 불린다.
이 같은 이력 때문에 정치권은 김 의원이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 주범 ‘드루킹’ 김모씨에게 인터넷 댓글 조작을 지시한 것 아니냐는 세간의 의혹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권 내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만의 하나라도 김씨에게 댓글 조작을 공모 내지 지시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정권 차원의 게이트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 의원은 16일 해명 기자회견에서 밝힌 대로 “지인에게 일본 오사카 총영사 자리를 달라”는 김씨의 요구를 청와대 인사수석실에 전달할 정도로 실세였다.
다만 김 의원이 청와대의 부적격 통보 이후에는 김씨의 무리한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되는 등 정권에 치명적인 일을 하지는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이 아직까지는 여권 내에 더 많은 편이다. 이날도 여권에선 “김경수를 믿습니다”(박원순 서울시장),“성품으로 봤을 때 그런 일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사람”(박영선 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등의 감싸기 발언이 이어졌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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