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적십자 회담을 시작으로 17일 현재까지 열린 남북 회담은 총 655회로 집계됐다. 체결된 합의서만 245건이다. 연간 14회 만남이라는 양적 성과에 비해 남북 관계라는 질적 성과는 부족한 상황. 27일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신뢰 구축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통일부가 이날 2018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의 ‘남북회담 약사 및 판문점 현황’ 참고자료를 배포해 이 같은 내용을 전했다. 금주 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후속 실무회담과 고위급회담을 포함하면, 27일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은 659번째 회담이 된다.
자료에 따르면 남북 회담 중 절반이 넘는 360회가 판문점에서 열렸다. 중립국감독위원회 회의실에서 1971년 8월 열린 ‘남북적십자 파견원 제1차 접촉’이 판문점에서 열린 첫 남북회담이었다. 중립국감독위원회에서 156회가 열렸고, 남측지역 평화의집에서 94회,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87회 열렸다. 남측 자유의집과 북측 판문각에서도 각각 11회, 12회 회담이 열렸다.
시기 별로는 2000년대에 열린 회담이 250회로, 빈도가 가장 많았다. 1990년대(172회), 1970년대(111회), 1980년대(64회)가 뒤를 이었고, 2010년 이후로는 58회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 역대 정부 별로 살펴보면, 노무현 정부 때 169회로 가장 많았고, 노태우 정부(164회)가 뒤를 이었다. 이어 김대중 정부(87회), 박근혜 정부(37회), 이명박 정부(16회) 순으로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현재까지 12번의 남북회담을 가졌다.
분야 별로는 정치(262회), 이산가족 등 인도(153회), 경제(132회), 사회문화(59회), 군사(49회) 순이었다. 남북 합의서 245건 중 175건이 2000년대 채택됐다. 1990년대에는 36건, 2010년 이후에는 20건, 1970년대에는 13건을 합의했다. 1980년대에는 단 한 건의 합의만 이뤄졌다.
그러나 현재 남북 관계는 양적인 수치에 비해 초라한 상황. 정부가 ‘지속 가능성’을 강조하며 합의문 국회 비준 등 제도화를 논하는 이유이자,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문을 위한 합의문을 도출하는 데 급급하기보단 신뢰를 쌓는 데 방점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원인이기도 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남북이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데 있어 당국자 언행에 대한 불만 등 예상치 못한 장애물들이 많았다”며 “남북 대화가 합의로, 이행으로 이뤄지는 데는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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