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부산 기장군 청년농업인 강소농 프로젝트
체계적 교육으로 경쟁력 갖추게
평균 연령 34세 젊은이들 도전
양봉 화훼 한우 등에서 성공 스토리
주말인 27일 부산 기장군 장안읍 해천농원에는 딸기 수확이 한창이었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일꾼들 사이에서 제일 어려 보이는 문경조(31)씨가 이 농원의 주인이다. 문씨는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훔치며 “올해 딸기는 당도가 높고, 씨알도 굵어 상품성이 매우 뛰어나다”며 환하게 웃었다.
해외에서 요리를 배운 문씨는 군입대 문제로 귀국해 잠시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다 2014년부터 4년째 농부로 살고 있다. 현재는 딸기와 화훼를 주로 재배하고 있는데, 딸기는 높은 당도로 소문이 나 근처 카페에서 인기가 높다. 또 직거래 및 딸기 수확체험 등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인근에서 양봉을 하는 오허니농장의 김국연(27)씨는 자유로운 삶을 위해 해외사업을 준비하던 차에 아버지가 농사일을 권유해 자리를 잡은 경우다.
2016년부터 아버지를 도우며 양봉을 시작한 김씨는 “3년을 내다보고 일을 했는데 올해부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 같다”며 “꿀 위주로 수익을 내기보다는 양봉 체험이나 교육을 접목한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부산 기장군(군수 오규석)이 농업전문 CEO를 양성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는 ‘청년농업인 강소농(强小農) 프로젝트’에 뛰어든 8명의 청년 중 일부다. 이들은 한우와 미나리, 당근, 블랙베리, 양봉, 약용작물, 백합, 딸기, 분화류 등에 미래를 건 젊은이들로 평균 나이도 34세에 불과하다.
이 프로젝트를 주관하고 있는 서정돌 기장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은 “2011년부터 농촌진흥청의 지원을 받아 총 229명의 강소농을 육성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청년 취ㆍ창업문제 해결을 위해 청년농업인을 대상으로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며 “영농 경력이 짧고, 규모도 작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젊음(40세 미만)을 가진 청년농업인을 농업전문 청년 CEO로 탈바꿈시키는 일종의 농촌 경영실천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청년농업인 강소농’으로 선정되면 생산 가공 유통 마케팅 실천교육, 경영계획서 및 실행보고서 작성, 맞춤형 정밀컨설팅 지원, 농업 선진지 벤치마킹 등의 지원을 받게 된다. 교육은 매달 한차례 이뤄지며 3월엔 기본교육, 지난달 17일엔 심화교육이 진행됐다. 또 농업기술센터는 이달부터 10월까지 농업전문 경영컨설팅 업체를 불러 이들에 대한 맞춤 컨설팅도 진행할 예정이다.
해천농원의 문경조씨는 “처음 딸기를 재배할 땐 어려운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농업기술센터의 외부강사가 딸기 재배법을 기본부터 가르쳐주면서 지금의 노하우를 익히게 됐다”며 “이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홍보와 인터넷을 활용한 마케팅 전략 등 판매망을 넓힐 다양한 방법을 배울 수 있어 농가 경영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철마면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는 성지농원 송태호(39)씨도 “경영 컨설팅 외에도 축산에 필요한 장비와 시설 등에서 많은 혜택을 받고 있다”며 “특히 소의 소화력을 돕고 배설물 악취를 제거해 오염을 줄이는데 도움이 되는 유용미생물(EM)을 제공받아 친환경 여건에서 한우를 키우고 있다”고 자랑했다.
서정돌 센터 소장은 “앞으로 청년농업인의 영농정착과정, 신기술 습득 및 경영, 시장개척 등의 성공요인을 집중 홍보해 더 많은 청년농업인이 미래 영농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산=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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