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기구, 책 등에 맞아 병원행”
공사장 폭행 이어 파장 커질 듯
대한항공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호텔 공사장 난동’에 이어 운전기사에게 욕을 하는 등 상습적으로 폭언하고 폭행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4일 SBS 보도에 따르면,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고성을 상대방에게 퍼붓는 음성이 공개됐다. 이 이사장을 가까이서 수행했던 운전기사들이 폭로한 것이다.
1분 남짓 음성에서 이 이사장은 시종일관 운전기사를 ‘개XX’ 등 비속어로 호칭한다. 운전기사에게 심부름도 서슴지 않았다. 무언가를 가져오라는 지시를 했는데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자 “식혜를 왜 밑에 가져다 놓냐, 죽어라”고 막말을 퍼부었다.
제보자는 “오전 8시 출근부터 저녁 6시 퇴근 때까지 수시로 이 이사장의 폭언을 들어야 했다”고 증언했다. 폭행도 빈번했다. 이 이사장이 던진 주방기구에 맞기도 하고, 던진 책에 눈이 부어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또 다른 운전기사 B씨는 "이 이사장의 상습적인 폭행과 폭언을 견디지 못해 기사들이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빈번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3일에도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2014년 ‘그랜드 하얏트 인천 웨스트타워’ 공사 현장에서 협력업체 직원에게 격렬하게 삿대질을 하며 폭력을 행사한 영상이 확인된 바 있다. 해당 영상에서 이 이사장은 직원들에게 40초 이상 고성을 지르고 삿대질을 하고, 화를 못 이겨 급기야 옆에 있던 직원이 들고 있던 설계도면을 바닥으로 내동댕이치기도 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잇따르는 이 이사장의 갑질 폭로 증거에 “해당 인물이 이 이사장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이 이사장이 전직 운전사와 직원 등에게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폭로가 잇따르자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3일 내사에 착수했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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