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자동 집하시설 클린넷을 점검하던 30대 남성이 쓰레기 관으로 빨려 들어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시설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재발 방지대책 마련에 나섰으나 주민들의 불안감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24일 오후 3시쯤 경기 남양주시 별내동 카페거리에서 클린넷을 점검하던 조모(38)씨가 지하로 연결된 관에 빠졌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119 구조요원들은 수색 작업 2시간 만에 조씨가 빠진 곳으로부터 100m 정도 떨어진 배관 속에서 조씨를 발견했다. 굴착기로 3시간 동안 땅을 파 조씨를 끌어올렸지만 심장이 멎은 상태였다.
클린넷은 사용자가 카드를 대면 문이 열리고, 쓰레기를 넣으면 문이 닫힌 뒤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여 시속 70㎞ 정도의 속도로 집하장에 모으는 시설이다. 남양주시는 별내 신도시에 이 시설을 도입해 2014년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쓰레기 투입 장치는 보통 일반, 재활용, 음식물 이렇게 3가지가 있는데, 별내 신도시에는 총 1,061개가 설치돼 있다.
주민들은 이번 사고처럼 투입 장치에 사람이 빨려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불안해 하고 있다. 조관행 별내발전연합회 운영위원장은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주부가 쓰레기를 버리다가 빨려 들어가면 어떻게 하느냐고 남양주시청에 말했더니 진공상태에서는 문이 안 열린다고 답변했다. 그런데 이번에 보니까 문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사람이 빨려 들어가는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들도 카드만 있으면 클린넷에 쓰레기를 집어넣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창희 더불어민주당 남양주시장 예비후보는 이 사고와 관련해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양주시의 책임 있는 사고 원인 조사와 근본적인 재발 방지대책으로 시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해야 한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남양주시 관계자는 “진공으로 빨아 들이는 작업은 하루 두 번 이뤄지고 문이 열린 채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이번 사고는 점검을 위해 문을 연 상태에서 사람이 있는줄 모르고 빨아들이는 밸브를 연 것이 원인”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시설 운영 위탁업체와 매뉴얼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허정헌 기자 xscop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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