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본고장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의 좌석 등급은 어떻게 나뉠까.
가장 큰 특징은 티켓 가격 설정이 한국에 비해 훨씬 유동적이라는 점이다. 사전에 VIP석부터 B석까지 정확하게 좌석이 짜인 한국과 달리 브로드웨이는 ‘1층 앞’ ‘1층 뒤’ ‘2층 앞’ 과 같이 구역으로 먼저 나뉜다. 각 구역별로 가격 범위가 정해져 있다. 뮤지컬 ‘라이언킹’의 경우 1층 좌석은 189~209 달러, 2층은 145~209달러까지로 나뉘어 있는 식이다. 각 구역 앞쪽의 좋은 좌석은 프리미엄으로 지정해 250달러(약 27만원) 이상 가격에 판매된다.
좌석등급당 정가가 미리 정해져 있고, 이후 할인이 적용되는 한국과 달리 브로드웨이에서는 구역별 가격 범위 내에서 가격 변동이 수시로 이뤄진다. 온라인 예매사이트를 통해 ‘라이언킹’ 티켓을 구매하려고 할 때 내일 공연은 최저가가 189달러부터인 반면, 다음달 공연은 더 낮은 가격의 티켓도 예매할 수 있다. CJ E&M 공연사업본부 미국공연사업팀 관계자는 “가격 조정이 순전히 수요예측에 따라 이뤄진다”며 “마치 항공권 예매와 비슷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인기 있는 작품의 경우 공연이 진행되는 가운데 가격을 더 높인다. 일정 구역 전체나 인기 있는 좌석 가격을 올리거나 프리미엄 지정석을 늘리는 방법이다.
비싼 좌석이 있는 만큼 싼 좌석도 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 근처에 위치한 TKTS 부스에서는 30~70% 할인된 티켓을 구할 수 있다. 단 오프라인 부스에서는 당일 공연 티켓만 판매한다. 연극발전기금(TDF)에서도 상대적으로 인기가 적은 회차나, 스타 배우 대신 언더스터디(대역) 배우가 서는 날 등 듬성듬성 할인을 적용한다. 20달러짜리 연회원에 가입한 충성회원들에게 할인 혜택이 주어진다. 국내에서 기획사별로 이벤트 성으로 할인하는 것과 달리 업계 할인체제가 마련돼 있는 셈이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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