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역사적인 만남을 가진 가운데 양측 수행원들의 인사 순서도 주목되고 있다. 의전서열을 제치고 우리 측에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북측에 가장 먼저 인사를 건네 문재인정부의 ‘실세’임을 다시 한번 인식시켰다는 분석이다.
문 대통령은 27일 오전 군사분계선을 넘은 김 위원장을 만나 함께 남측 의장대를 사열한 뒤 서로의 수행원을 소개했다. 수행원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임 비서실장이 우리 측 모든 인사들 중 가장 먼저 나서 주목을 끌었다. 수행원들 맨 앞에 임 비서실장이 섰고, 그 뒤에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합참의장, 주영훈 청와대 경호처장,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조한기 청와대 의전비서관 순으로 섰다.
실제 의전서열에선 안보실장이 비서실장보다 높다. 의전서열로만 치면 수행원 중 정의용 안보실장이 가장 먼저 인사에 나서야 했다. 하지만 임 비서실장이 가장 앞줄에 선 것이다. 특히 임 비서실장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게 먼저 다가가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막후 실세로 알려져 있다.
북측 수행원 중에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필두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최휘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김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특히 북측 군 인사들이 리명수 총참모장과 박영식 인민무력상은 군복을 입고 문 대통령에게 짧게 거수경례를 해 눈길을 끌었다. 반면 우리 측 정경두 합참의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인사 때 거수경례를 하지 않고 악수만 했다. 거수경례로 인사하는 것이 원칙이나 군 고위 장성이 외부 인사를 영접할 때 거수경례 대신 악수를 하는 경우도 많다는 게 군 관계자의 설명이다. 송영무 국방부장관 역시 김정은 위원장과 악수할 때 허리를 굽히지 않고 턱만 살짝 내리는 수준의 인사만 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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