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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러시 스캔들’ 논란 끝… 영국 내무장관, 결국 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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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드러시 스캔들’ 논란 끝… 영국 내무장관, 결국 사퇴

입력
2018.04.30 17:04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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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연방 출신 시민 ‘불법이민’ 간주

‘추방 계획’ 총리 책임론도 제기

앰버 러드 영국 내무장관이 지난해 9월 내각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 다우닝가에 도착, 취재진 쪽을 바라보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앰버 러드 영국 내무장관이 지난해 9월 내각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런던 다우닝가에 도착, 취재진 쪽을 바라보고 있다. 런던=AP 연합뉴스

영국 정부가 불법 이민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던 중 ‘윈드러시(Windrush) 세대’를 불법 이민자로 잘못 간주, 논란이 커지자 결국 영국 내무장관이 사퇴했다. 윈드러시 세대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영국 재건을 위해 영국 정부가 초청해 자메이카 등 카리브해 지역의 영연방 국가에서 영국으로 건너 온 이들로, 합법적 영국 시민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앰버 러드 내무장관은 이날 저녁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사임 의사를 전달했고, 메이 총리는 이를 수락했다. 러드 장관은 당초 30일 의회에 출석, ‘윈드러시 스캔들’과 관련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할 예정이었으나 비판 여론을 이기지 못하고 하루 전날 사임했다.

이번 논란은 수십 년 동안 영국에 거주하며 영국에 세금을 내고 살아 온 윈드러시 세대가 행정 부주의로 의료보험 이용을 거부 당하고, 추방 위기에 놓이게 된 사실이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것이 계기다. 1968년 당시 열 살의 나이로 영국에 입국한 자메이카 출신 파울레트 윌슨(61)은 신분을 증명할 길을 찾지 못해 추방 명령을 받았고, 1965년 자메이카에서 영국으로 온 앤소니 브라이언(60) 역시 필요한 서류를 제출하지 못해 직장에서 해고되고 추방 위기에 몰렸다. 가디언은 “새로운 이민법에 따라 이들은 1973년 이후 계속 영국에서 계속 살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했다”며 “당시 부모님 여권 하나로 따라 들어 온 아이들이 상당수 있었는데, 이들은 자신의 지위를 증명할 서류를 갖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불거지자 러드 장관은 지난 16일 사과하고 대책을 발표했다. 영연방 국가에서 태어난 장기 영국 거주자들이 더 이상 불법 체류자로 분류되지 않도록 내무부 내 특별팀을 따로 두겠다는 약속이었다.

러드 장관이 지난 26일 하원에 출석해 '워드러시 스캔들'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러드 장관이 지난 26일 하원에 출석해 '워드러시 스캔들'과 관련한 의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하지만 특정 이민자들을 추방 대상으로 삼은 적이 없다는 러드 장관의 말과 달리 이를 반박하는 보고서가 공개되고, “추방 목표치를 설정했는지에 대해 모른다”는 러드 장관의 말 또한 지난해 6월 러드 장관이 메이 총리에게 보낸 서한과 다른 점이 드러나면서 러드 장관에 대한 사퇴 압박은 거세졌다. 서한에는 수년 내 불법 이민자의 10%를 강제 추방하겠다는 계획이 담겨 있었다.

야당인 노동당은 이 같은 사태가 2013년 당시 내무장관이었던 메이 총리가 도입한 ‘(불법 이민자들에 대한) 적대적 환경 정책’ 때문이라며 메이 총리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데이비드 라미 노동당 하원의원은 “진짜 이슈는 위기를 야기한 적대적 환경 정책”이라며 “이 정책은 반드시 수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메이 총리는 내무장관 재임 기간인 2012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목표는 불법 이민자들에게 적대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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