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베이징 모터쇼
1200여개 완성차ㆍ부품업체 참가
친환경차가 174종이나 전시
중국 모델이 3분의 2인 124종
친환경차도 점차 SUV로 진화
4일까지 이어지는 2018 베이징모터쇼는 2년 만에 세계 최대 판매 시장에서 열리는 전시회답게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14개 국가 1,200여개의 완성차ㆍ부품업체가 참가해 64종의 콘셉트카와 174종의 친환경차 등 총 1,022대의 차가 전시됐다.
글로벌 업체들은 당장 중국시장을 공략할 현지 모델 외에도 친환경차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중국 정부가 친환경차 시장을 육성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번 전시회 주제도 ‘새로운 시대를 향해(Steering to A New Era)’다.
친환경차도 SUV가 대세
베이징모터쇼에서 친환경차는 SUV로 진화된 ‘EUV(EV+SUV)’ 형태를 보였다. 그간 주로 소형차나 세단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소차 등 친환경차가 생산되던 행태에서 벗어나, 공간활용도가 뛰어난 SUV로 본격적으로 진화된 것이다.
BMW가 브랜드 최초로 선보인 iX3 콘셉트카는 차명에서 알 수 있듯, 전기차(i브랜드)와 SUV(X3)가 결합한 차다. 200㎾급 전기모터를 얹고, 70㎾h 배터리가 장착돼 1회 충전 시 최대 400㎞(국제표준배출가스시험방식 기준)가량을 주행한다. 출력도 270마력에 달해 내연기관차에 뒤지지 않는다. BMW코리아 관계자는 “iX3는 전륜, 후륜, 4륜 등 모든 구동 방식을 지원하는 유연한 설계기법이 적용됐으며 향후 개발되는 BMW그룹 내 차에 적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모델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전기차 수요에도 적극 대응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최고급 세단인 마이바흐의 최신 콘셉트카 ‘얼티메이트 럭셔리’를 선보였다. 고급세단과 EUV가 결합한 차로, 벤츠 대형 SUV인 GLS와 플랫폼을 공유한다. 전기모터가 4개 포함돼 있고 최고 738마력의 힘을 낸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도 500km 이상이라는 게 업체 설명이다.
혼다는 ‘에버루스 EV’를 내놨다. 하반기부터 판매될 중국 전용 전기차 모델로, 콤팩트 SUV인 HR-V와 비슷한 체격을 갖고 있다.
도요타는 중국 주력 준중형 코롤라와 레빈에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동력계를 부착했다. 전기모터로만 50㎞ 주행이 가능하며 내년부터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할 예정이다.
GM 산하 브랜드인 뷰익은 SUV PHEV 베리테5 후속모델을 선보였는데, 쉐보레 볼트보다 긴 주행거리(700㎞)를 확보했다.
현대차그룹도 SUV 형태의 수소전기차 넥쏘와 중국형 쏘나타 PHEV, 엘란트라 EV, K5 PHEV 등 친환경차 4종을 전시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향후 중국시장에 넥쏘를 투입하는 방안을 놓고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선 중국 업체들의 친환경차 공세가 눈에 띄었다. 전시된 174개 친환경차의 3분의 2가량인 124개 모델을 선보였을 정도다. 중국 전기차 간판인 BYD는 ‘탕’ 등 2대의 하이브리드 SUV와 전기 콘셉트카 이-시드(E-SEED)를, 광저우차그룹은 EV 콘셉트카인 ‘엔버지’를, 지리차는 PHEV 모델인 보루이 GE를 각각 공개했다.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는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한 콘셉트 전기차 ‘이브’를 선보였다. 뒤처진 내연기관차 대신 친환경차로 세계 정상급 진입을 노린다는 중국의 정책이 결실을 보고 있는 것이다.
한국GM 재건 임무 맡은 이쿼녹스도 등장
베이징모터쇼를 통해 국내에서도 조만간 판매될 신차를 엿볼 수 있었다.
BMW는 하반기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M2 컴페티션 패키지를 전시했는데, 기존 대비 40마력이 향상된 직렬 3.0L 터보 엔진을 탑재해 가속력이 극대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벤틀리는 신형 콘티넨탈 GT를 공개했다. 최고 635마력의 출력을 내는 6.0 W12 TSI 터보 엔진을 탑재, 정지된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7초에 불과하다.
한국GM을 부활시킬 임무를 맡게 될 중형 SUV ‘이쿼녹스’도 전시됐다. 6월 출시가 예상되는 이쿼녹스는 기존 모델인 캡티바보다 날렵한 디자인에 차체는 작은 반면, 축거는 20㎜ 길어 실내공간 활용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 들어올 1.6L 디젤 모델은 최고출력 136마력, 최대토크 32.6㎏ㆍm의 성능으로, 경쟁 모델에 비해 힘이 다소 뒤처지는 편이다.
연간 판매량이 2,456만대(2017년 기준)인 중국시장을 겨냥해 현지 전용 모델도 모터쇼에 대거 등장했다. 현대차의 경우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를 최초로 공개했다. 올해 4분기부터 판매에 들어갈 예정이며 중국 고객의 선호를 고려해 1.4ㆍ1.6 터보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했다. 기아차도 중국 전용 SUV 모델 ‘이파오’를 최초로 내놨다. 소남영 둥펑위에다기아 부사장은 “중국시장만을 위해 탄생한 합자법인 최초의 중국 전용 SUV로 젊은 고객을 겨냥한 스타일리시한 디자인과 첨단 정보기술, 안전 사양을 대거 적용해 생애 첫 차를 구매하려는 고객들에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아우디는 큰 차를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를 감안해 중형SUV Q5의 휠베이스 확장한 ‘Q5 L’을 선보였다. 일반 모델 대비 뒷좌석 레그룸이 110㎜ 길어진 게 특징이다.
벤츠도 더 뉴 C-클래스의 롱 휠 베이스 모델을 선보였고, 기존 해치백이었던 A클래스를 세단형태로 바꾼 ‘A클래스 L 세단’을 세계 최초 공개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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