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현대무용제 홍보대사 맡아
“영화 촬영하며 나빠진 관절 건강
현대무용 배우며 치유됐어요”
“제가 현대무용을 하면서 느낀 여러 가지 좋은 점들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춤이라는 게 멀리 있는 예술이 아니라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어요.”
1982년 시작돼 국내 최장수 현대무용축제로 자리매김한 국제현대무용제(모다페ㆍMODAFE)의 올해 홍보대사로 배우 문소리(44)씨가 위촉됐다. 그는 2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앞에 나서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홍보대사 역할을 잘 맡지 않는데, 이번에는 기꺼이 수락했다”며 “개인적으로 보고 싶었던 공연들도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문씨가 현대무용과 처음 인연을 맺은 건 영화 ‘바람난 가족’(2003)에 출연할 때다. 현대무용을 전공했지만 무용계를 떠나 있는 가정주부를 연기했다. 현대무용가인 안애순 전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에게 춤을 배웠다. “안애순무용단에 두 달 간 매일 출근해 무용수들의 생활습관, 춤, 정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요. 당시 (중증뇌성마비 장애인을 연기한) 영화 ‘오아시스’ 촬영 뒤라서 척추와 골반이 틀어지고 어깨와 턱관절까지 뼈 마디마디가 안 좋았는데 현대무용을 배우며 오히려 치유가 됐어요. 그 기억이 강렬하게 남아있습니다.”
아이를 낳고 한 동안 현대무용과 떨어져 있던 그는 2년 전 탄츠플레이(현대무용, 발레, 요가 등을 결합한 운동)를 시작하며 다시 춤을 추게 됐다고 했다. 그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의 매력을 대중들이 더 많이 느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도 춤을 추며 운동을 할 수 있는데, 왜 우리 삶에서 춤이 멀어졌을까 생각했어요. 모다페는 전공자들의 테크닉만 보는 게 아니라 연극과 결합도 돼 있는 공연예술이니까 저도 굉장히 기대가 돼요.”
올해로 제37회를 맞는 모다페는 지친 일상을 깨워주는 움직임과 숨겨진 몸의 리듬을 찾자는 주제로 5개국 26개 단체 133명의 무용가들이 참여한다. 16~27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마로니에 공원 일대가 춤 축제로 물들 예정이다. 영국 피지컬댄스시어터 개코(Gecko)의 개막작 ‘웨딩’과 10년 만에 내한하는 네덜란드댄스씨어터(NDT)의 작품은 벌써 관객들의 큰 호응을 받고 있다.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기 위해 일반인 100명이 참여하는 워크숍 ‘100인의 마로니에 댄스’, 경연 형식의 참여 무대 ‘나도 댄서다!’ 등도 마련됐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