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164. 세 살 혼종견 어미견 안나와 가족들
지난해 말 유기동물을 돕는 자원봉사단체 ‘유기동물행복찾는사람들’(이하 유행사)은 충남의 한 재개발지역에서 마당개와 가족들을 돌봐온 한 시민으로부터 도움을 요청하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유행사는 원래 서울 용산구 내 유기견에 대한 입양을 주선하고, 인근 보호소의 봉사에 주력하고 있어서 모든 구조 요청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상황인데요, 사연을 들은 이후 그냥 외면할 수가 없어서 구조에 나서게 됐다고 합니다.
혼종견 안나(2세 추정ㆍ암컷)는 재개발지역에서 잔반을 먹으며 살면서 심장사상충까지 걸려 있었지만 1년에 세 번까지 출산을 해야 했습니다. 인근 주민이 안나와 다른 수컷 유기견을 남은 밥을 주면서 키워오면서 출산을 시킨 건데요, 다른 유기견은 건너편 보신탕집으로 이미 팔아 넘긴 뒤였습니다. 안나와 안나가 낳은 수지, 꼬마, 또 지난 겨울 낳은 강아지들을 보살펴 오던 시민은 재개발로 주인이 안나 가족들을 팔 것이라는 얘기를 듣고 급한 마음에 유행사에 도움을 요청하게 된 겁니다. 주인은 끝까지 새끼를 낳아야 하는 안나만을 포기할 수 없다고 버텼지만 봉사자들은 “이제 새끼 그만 낳게 해주자. 좋은 가족을 찾아주겠다”며 설득했고 그렇게 유행사는 안나 가족을 데려올 수 있었습니다.
현재 가족들과 위탁처에서 지내고 있는 안나는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도 없으면서도 그저 사람을 좋아합니다. 구조 당시 갈비뼈가 훤하게 드러날 정도로 말랐지만 이젠 제법 살도 붙었고 심장사상충도 다 나았습니다. 안나의 딸 수지(1세 추정ㆍ암컷)도 심장사상충에서 회복하고 새 가족을 기다리고 있어요. 꼬마는 얼마 전 캐나다로 입양을 갔습니다.
안나가 지난 겨울 낳은 강아지 여섯 남매 가운데 한 마리는 새 가족을 찾았고 이제 다섯 마리가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 크면 10~15㎏ 정도로 크고 활동량도 많기 때문에 운동을 좋아하는 분들이면 더욱 좋을 거 같다는 게 봉사자들의 의견입니다.
안나와 수지는 심장사상충이 나았지만 보다 안정을 해야 해서 아직 매주 토요일 서울 이태원 노란 천막에서 열리는 유기동물 가족찾기 행사에는 나오지 못하고 있는데요, 회복하면 곧 나올 예정입니다. 나머지 강아지 다섯 남매는 매주 캠페인 장소에 나오고 있어요. 워낙 사람을 좋아하고 똑똑한 개들입니다. 올 여름은 방치된 마당개가 아닌 사랑 받는 반려견으로 지낼 수 있도록 안나와 아이들과 함께 할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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